매일신문

삼성 갤럭시에 챗GPT 담기나?…모바일도 AI시대 '성큼'

AI 도입으로 확대되는 검색엔진 시장…모바일 경쟁도 치열해져

오픈AI제공
오픈AI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검색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구글이 지배하던 검색엔진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퉈 AI에 막대한 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검색엔진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AI 빅테크의 다음 격전지로 꼽힌다. 문서 요약 및 작성, 이미지 생성 등의 AI 서비스를 PC 환경에서 활용하는 일이 일반화되며 '이제 AI 없이는 일하기 힘들다'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아직 PC만큼 AI 활용 환경이 무르익지 않은 탓에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역할이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 검색 다변화 신호탄

생성형 AI 시대를 연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챗봇을 적용한 검색 기능 서비스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 실시간 웹 검색과 뉴스·데이터 제공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챗GPT와 대화를 통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검색 기능은 현재 가장 최신 AI 모델인 GPT-4o의 미세 조정 버전으로 구동된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 시장의 포문을 연 퍼플렉시티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분기별 이용자 수 증가율은 9%를 기록하고 있고 기업 가치는 올해 초 5억2천만달러에서 지난달 기준 80억달러로 증가했다. 대화형식의 검색 방식과 출처 표시, 후속 질문 제안 등 편의성이 높은 기능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일반 소비자 대상 유료 상품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기업 고객 대상으로 내부 자료를 검색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앞으로 광고 판매로 수입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자동화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분류·저장하는 웹 크롤링을 이용, 챗봇이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시사 관련 질문에 대화형으로 답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자체 웹 크롤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타 AI가 검색형 질문에 더 많이 사용될 전망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관련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네이버는 AI 핵심 기술은 자국화해야 한다며 '소버린'(자주적인) AI의 중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생성형 AI 검색 특화 서비스 '큐:'와 생성형 대형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 적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22~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 전시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연합뉴스
지난달 22~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 전시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연합뉴스

◆ 모바일 AI 주도권 경쟁 가열

모바일 AI 시장 주도권 쟁탈을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24일 AI 업계에 따르면 챗GPT 개발업체 오픈AI가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에 자사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국내 AI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제안한 사실이 맞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픈AI의 GPT 시리즈가 PC 환경에서는 다양한 업무 보조 기능을 제공하며 유료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는 데 기여했지만, 아직 모바일 환경은 개선해야 할 점이 많고 시장 개척도 필요한 상황이다. 휴대전화에 AI 앱이 제공될 경우 사용자가 보다 손쉽게 AI 서비스에 다가갈 수 있는 점도 AI 모델 개발사들이 휴대전화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이유로 꼽힌다.

앞서 오픈AI는 애플과 동맹을 맺고 아이폰에도 AI 모델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삼성전자와의 제휴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의 '일극주의'를 경계하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 애플스토어. 연합뉴스
뉴욕 애플스토어. 연합뉴스

애플 역시 오픈AI뿐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 등 다른 AI 모델도 애플 인텔리전스와 통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오픈AI'와 '삼성전자-구글'의 대결 구도가 깨진 셈이다.

빅테크보다 AI 모델 개발이 늦은 국내 업계에서도 휴대전화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를 선탑재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이르면 내년 출시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중심의 갤럭시 AI와 연동해 AI 비서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에이닷'을 개발 중인 SK텔레콤과 AI 비서 출시를 검토 중인 KT는 삼성전자, 애플 등과 AI 기능에서 보다 심층적인 협업 방안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해 한국형 AI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경아 KT AI 테크 랩 상무는 MS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MS 이그나이트 2024'에 참가한 뒤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MS와 협업도 하고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데 고객들이 함께 쓰게 될 형태일 것"이라며 "시기는 전략상 공개가 어려우나 멀지 않았다. 내년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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