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한다. 가계부채 증가와 1천400원대의 원·달러 환율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동결(凍結)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0.1%에 그친 3분기 경제성장률 충격과 미국 트럼프 재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낮출 때만 해도 연내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환율 불안이 커지면서 오히려 11월 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미국 달러화 수요를 끌어올리면 환율이 1천400원대 이상으로 치솟을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원화 가치 역시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진다. 한은은 수출 둔화(鈍化)와 내수 부진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2.4%(8월)에서 2.2~2.3% 정도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 역시 종전 2.1%에서 더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장률이 주춤하는데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는 부담을 한은이 과연 오롯이 떠안을 수 있을까. 10월 기준금리 인하 때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이 나온 터다.
이런 한은의 부담을 덜려면 2%대 성장률을 담보(擔保)할 거시 경제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철강, 자동차, 반도체가 위태로운데 정부가 호전 진단만 내놔서는 경제 주체들의 신뢰 회복이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금리 인하를 조언하며 강력한 경제 정책을 주문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내수 부진의 저변(底邊)에는 미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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