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브랜드들 사이에서 뜨겁게 주목 받고 있는 젊은 작가 중 이광호(43) 작가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포르쉐, 조 말론 런던, 펜디, 디올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작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아이즈 니드 모어 라이트(Eyes need more light)'가 대구 북구 복합문화공간 mrnw에서 열리고 있다. 리안갤러리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화이트 큐브 전시장을 벗어나 미로와 같은 독특하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펼쳐져 새로운 느낌을 더한다.
작가는 전선과 굵은 나일론 실 등을 직접 손으로 꼬아 조명과 가구 등을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시그니처인 꼬임과 반복되는 매듭 방식으로 만들어진 조명과 의자 덮개, 다양한 아트워크를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릴 때 농부였던 조부모님이 가구든 음식이든 재료부터 완성품까지 손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며, 직접 만드는 것에 대한 기쁨이나 흥미가 내 속에 계속 쌓였던 것 같다"며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작품전에 제출한 작품이 전선을 꼬아 만든 조명이었는데 그게 한 갤러리의 눈에 띄어서 점차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매듭이나 꼬임을 다양한 형태로 잘라보거나 색을 입혀보며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열망을 펼쳐나간 작가는 많은 전시 경험을 통해 공간에 자신의 얘기,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담아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다양하고 과감한 색의 작품들이 펼쳐졌다. 그는 어쩌면 예술가에게 핸디캡이 될 수 있는 색약을 오히려 정면으로 돌파해 자신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전환했다.
"어렸을 때는 사실 내가 고른 색이 뭔가 틀린 것만 같고, 내가 색에 대해 약하다고 생각해서 색을 잘 안썼어요. 그러다 본격적인 내 작업을 하면서부터 안 써본 색에 대한 흥미가 커져서 과감하게 시도해보기 시작했고, 이제는 관람객들이 내 작품 속 색의 조합을 보며 흥미로워하는 것이 느껴지죠."
전시장의 작품들은 작가가 완성된 형태로 가져와서 전시한 것이 아니라 공간에 맞게 다시 꼬거나 매듭을 지어 재구성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공간에서든 유연하게 배치되며 변화하는 자신의 작품이 곧 자신 그 자체와도 같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작업을 하며 나의 에너지가 담기고, 결국 작품을 통해 내가 보여진다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율동감이 느껴지는 것도 이 공간에서 내가 계속 움직이며 뭔가 얘기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서 내가 마치 작품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과정을 겪는 듯하다. 작품은 곧 어떠한 공간에서든 이런 저런 모습을 가질 수 있는 나와 같다"고 말했다.
관람객은 누구나 의자 형태의 작품에 편하게 앉고 사유할 수 있다. mrnw 관계자는 "단순히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의 의미를 넘어 예술가와 공간, 관람객을 서로 연결해 사유와 치유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됐다"며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위로를 얻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했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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