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베이커리 카페 늘어나는 이유는…상속세 절세가 목적?[백년기업 가로막는 상속세]

대형 베이커리 카페 10년새 4배 넘게 증가해
토지에다 베이커리 카페 지은 뒤 15년 넘으면 상속세 절감 효과↑
"상속제도 개선해 가업승계 환경 조성해야"

대구 북구 595㎡(180평) 규모 음식점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4층 높이의 베이커리 카페로 개점을 앞두고 있는데 후문이 무성하다. 본래 주인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오는 것이다. 인근 상가 한 관계자는 "2세가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동네에 이 정도 규모의 카페는 드물다"며 "부동산 상속을 목적으로 베어커리 카페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가업승계지원제도를 활용한 상속세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상속세율을 조정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고 올바른 '가업승계'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사업장 면적 333㎡인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2014년 27곳에서 2023년 109곳으로 지난 10년간 4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대구도 1곳에서 4곳, 경북은 1곳에서 5곳으로 각각 늘어났다.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증여·상속 절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상 부모가 자녀에게 토지를 증여할 경우 증여세율은 최대 50%에 달한다. 과세표준 1억원 이하 자산은 세율 10%를 적용받지만 자산이 30억원을 초과하면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부모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다 베이커리 카페를 지어 가업을 승계하는 형태로 자녀에게 넘길 때는 세금이 확 줄어든다. 가업 승계에는 '증여세 과세특례'가 적용돼 가업 승계 증여 때는 10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고 1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율 10%만 적용된다. 부모 사망 후 상속 시에는 최소 300억원을 상속 재산에서 공제해 준다.

예를 들어 15억원의 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자녀에게 그대로 증여하기 위해선 직계존속 증여재산 공제에 따라 5천만원을 공제한 후 세율 40%를 적용, 누진공제 제외 등으로 4억2천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베이커리 카페로 변경한 뒤 증여하는 경우엔 증여재산공제액 10억원을 제외한 5억원에 세율 10%를 적용, 5천만원의 세금만 내면 되는 식이다.

베이커리 카페를 주 업종으로 하는 법인을 만들면 10년 이상 경영한 후 법인 주식으로 자녀에게 증여한다. 다만 자녀는 증여일로부터 3년 내 자녀가 법인 대표이사로 취임해 5년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하며 1년 이상 휴·폐업도 불가하다는 단서 조항이 있으나, 절세 혜택을 고려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업 승계 공제 제도를 보완해 조세회피책을 선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 나아가 상속제도를 개선해 가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수복 퍼시픽경영자문 대표는 "현행법상 베이커리 카페는 증여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은 불가능하다. 베이커리 카페의 경우 빵 관련 면적만 가업 승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상속세에 대한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내고 가업승계라는 올바른 목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손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