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특화단지 글로벌 시장 선점] <하>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올해 반도체 인프라 및 인재양성 국비확보 820억원 확보···전국 최대
연구개발·실증지원 인프라 및 반도체 전문인재 양성 본격 추진하기로

구미 국가산업단지 전경. 경북도 제공.
구미 국가산업단지 전경. 경북도 제공.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급변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경제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CHIPS and Science Act(칩스 및 과학법)'를 통해 총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 부흥을 목적으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설립에 63억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투입했다. 중국 또한 지난해부터 SMIC에 2억7천만달러의 보조금 투입을 시작했다.

정부는 2022년 2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 반도체 특화단지를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경북 구미와 경기도 용인·평택 2곳을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하고, 구미에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기업을 집적화해 안정적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경상북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이후 인재양성 사업과 R&D 및 실증 지원 기반 구축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내년부터는 지역기업의 전문 인력 부족 문제 해결, 자립화 등에 큰 진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경북도는 향후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 테스트베드와 반도체 콤플렉스를 구축해, 반도체 소재·부품 생태계를 완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북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육성과 차세대 반도체 도전

경북 구미는 우리나라 전기·전자 산업의 발상지다. 50년이 넘는 국가산업단지 노하우를 갖고 있고, 반도체 산업의 핵심 요소인 부지와 용수, 안정적 전력 등이 완비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구미국가산단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등 세계적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과 300여 연관기업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7월 구미국가산단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4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가 이뤄졌다. 경북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전문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기반 구축, 실증 지원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앞으로 기업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특화단지와 연계한 지역 연구기관 및 대학과 협력해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초격차를 달성하고, 지역 산업 구조에 맞춰 융복합 미래 반도체산업으로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북도는 2022년 9월 10년 간 반도체 전문인력 2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부터 포스텍·금오공대 등 지역 8개 대학과 함께 반도체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현재까지 2천235명의 관련 인력을 배출했고, 올해에도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대학 등 다양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공모 사업에 선정되는 결실을 거뒀다.

경북도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된 '첨단산업(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2029년까지 225명 양성한다. 7월에는 교육부 공모사업인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 사업'과 '첨단산업(반도체) 인재 양성 부트캠프 사업'에 선정돼 각각 국비 280억원과 140억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으로 각각 2천400명, 1천200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2029년까지 배출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고교생 대상 실무형 인재 배출, 반도체 분야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마이스터고, 경주공고) 지정 등을 통해 반도체 제조 및 장비 분야 유지보수 관련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공학전문대학원이 구미에 문을 열고 지역산업 현장에서 직면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 할 공학전문인재를 양성하는 등 설계‧제조‧생산‧유지보수 등 반도체 산업 전주기에 필요한 인력양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그동안 추진한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경북은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적소적기에 인재를 공급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는 반도체 분야 현장 실무형 인재부터 고급인재까지 전주기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2022년 반도체 초격차 전략 선포식을 개최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2022년 반도체 초격차 전략 선포식을 개최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에서 완성되는 반도체 생태계

경북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육성을 위해 R&D기반 첨단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첨단 방위산업을 위한 시스템 반도체 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국방용 시스템반도체 국산화 및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방용 반도체는 무기체계, 전자전 등 국방산업의 첨단화를 위해 설계·제조된 반도체로,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하는 각종 장비·모듈·부품 등에 활용된다. 고신뢰성과 고성능이 요구되는 탓에 진입장벽이 높아 국산화 기술개발이 시급한 분야로 꼽힌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구미는 국내 국방용 반도체의 산업생태계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방산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 특화단지 간 기술협력 및 인프라 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경북도 측 설명이다.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은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으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재정 여건상 소재나 부품에 대한 시험평가를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10월 공모 선정된 '반도체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구축사업'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기대를 모은다. 센터는 차세대 반도체용 기판 소재인 실리콘(Si)·실리콘카바이드(SiC)·갈륨나이트라이드(GaN) 웨이퍼와 히터, 쿼츠, 내플라즈마 소재 등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부품에 대한 시험·평가·인증 및 전문 인재 양성 등을 수행하며, 입주기업의 국내·외 시험인증 획득 시간 단축, 비용 절감 등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내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콤플렉스'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9천2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위해 경북도는 행정력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린 반도체 특성화 대학 출범식. 경북도 제공.
지난달 19일 열린 반도체 특성화 대학 출범식. 경북도 제공.

◆반도체 산업 중심 경북, 새 도약도 꿈꾼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경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구미국가산단을 반도체 소재·부품 생산 거점 지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야 정치권도 각각 반도체 직접 보조금 지원, 민생공통공약협의체 의제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꼽는 등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매우 크다.

이에 경북도는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글로벌 거점화와 미래 화합물 반도체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수도권과 차별화되면서도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정부정책과 미래시장, 기술방향에 대한 반도체 소재·부품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R&D사업을 적극 발굴·지원하고, 수도권, 충청권의 반도체 핵심거점과 소재·부품 국산화 및 자립화를 위한 협력도 강화한다.

이미 구축된 반도체 인프라와 새롭게 구축 중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첨단국방, 로봇, 바이오(의료), 모빌리티, 미래차, AI, UAM 등 수요산업과 연계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도 구축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소재·부품 자립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하는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는 인력양성과 R&D인프라 기반을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구미를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포항은 화합물반도체 R&D 전초기지로 육성하는 등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미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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