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학의 발상지 경주서 최제우 탄신 200주년 기념 '깨달음의 길' 순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들, 최제우 생가와 용담정 등 순례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인 25일 경주를 방문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대화마당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인 25일 경주를 방문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대화마당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1824~1864) 탄신 200년을 기념해 생가와 묘소, 도를 깨우친 용담정 등을 순례하는 행사가 열렸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주최하고 평화재단이 주관하는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200년 기념순례'는 최제우의 발자취를 찾아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태어나 깨달음을 얻고 묻힌 경주에서 시작해 각종 경전을 집필한 전북 남원, 동학혁명 전적지 충남 공주 우금치 등을 거쳐 서울까지 이어진다.

첫날인 25일 경주를 방문한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은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100주년 행사는 일제시대라 열지 못했지만 200주년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성대하게 할 수 있는데 우리가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느냐 해서 뜻깊게 새겨보자는 취지에서 이런 자리가 마련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순례에는 박남수 천도교 전 교령과 주선원 동학우족회 회장, 박경조 대한성공회 주교,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와 권오성 전 NCC총무, 김대선 원불교 교무, 김홍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 등 종교인과 김홍신 소설가, 신낙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정재숙 전 국가유산청 청장,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김성곤 (사)평화 이사장 등 40여명이 참가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 등이 25일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 경주 용담정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 등이 25일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 경주 용담정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동학교육수련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화마당에서 박경조 대한성공회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최제우 대신사의 사상과 생애는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위대한 스승이이었다"면서 "우리가 각 종교 종단의 지혜를 서로 모으고 서로 나누고 힘을 합쳐서 좀 더 살기 좋은 세상, 좀 더 평화로운 세상, 전쟁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함께 꿈꾸고 서로 힘을 모아 갔으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중물 발표가 진행됐다.

윤석산 천도교 교령은 "수운 선생의 '시천주'(侍天主) 사상, 즉 임금에서부터 최하층의 사람들까지 모든 사람이 내면에 신성한 한울을 모신 존재로서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라고 깨달음은 당시 봉건사회에서는 반역이지만 삶의 주체로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 새로운 각성과 자극을 준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대단한 혁명적인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학 창명의 의미는 자신에 대한 주체와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서 자생적인 근대화와 민주주의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휘 대구대 교수는 "동학은 밑바닥 민중에 대한 차별과 고통에 관심을 갖고 동양의 지혜를 바탕으로 서양의 영성을 흡수해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립 했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차원을 아우르면서 사람의 신비와 영성을 되살려 냈다"면서 "동학은 오늘날처럼 서양근대 문명이 한계에 무딪히면서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사람의 신비가 가려졌을 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신생철학이자 생명사상이자 개벽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 등이 25일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 경주 최제우 묘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독자 제공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회원과 사회원로 등이 25일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 첫날 경주 최제우 묘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독자 제공

김홍신 소설가는 "동학은 민족사 갈길을 밝혀 주었다. 최제우 선생이 없었다면 역사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다"면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문명국가로 성장하게 된 것은 최제우 선생이 큰 거름이 되었다. 세계에서 최제우 선생을 공부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세상이 어지럽고 힘들 때 최제우 대신사는 인내천 사상을 통해 세상을 밝게 해 주었다"면서 "우리나라가 그 어른이 꿈꾸던 민중이 좀 덜 억압받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 국민이 화합하고 남북이 한 형제처럼 살아가고 번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여기 계신 종교지도자들이 기도를 많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순례 둘째날인 26일 전북 남원으로 이동해 교룡산성과 동학농민운동기념비 등을 순례하고 춘향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동학사상 살펴보기'를 주제로 대화마당을 열고, 27일 마지막 날은 충남 공주 우금치 전적비와 송장배미를 순례한 후 서울 천도교 대강당에서 '수운 제제우 대신사와 동학사상이 한국 근현대사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대화마당을 열고 순례행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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