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윤예진] '미라클 폴리틱스'를 향한 한걸음, 정치후원금 기부

윤예진 청송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윤예진 청송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지나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이 MZ세대의 두드러진 삶의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조사한 MZ세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70%가 '사소한 성취도 내 삶에 큰 의미가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숏츠,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10초 남짓한 'K-POP 댄스 챌린지'를 하고, 매일 30분씩 일찍 일어나 영단어 암기, 가벼운 운동 등 자기계발을 실천하는 '미라클 모닝'을 그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처럼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행복이나 성취를 추구하는 '소확'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확은 개인이 소소한 행위를 통해 비교적 빠른 성취감을 얻는 것이 핵심이기에 '정치발전'과 같은 거대 담론에 있어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기표한 투표지 한 장이 내가 사는 세상을 확실하게 더 낫게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것이다.

우리는 이미 소소한 행위가 불러오는 나비효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왔다. 선거를 관리하다 보면, 후보자별 득표수가 근소하게 차이가 나서 재검표를 진행하는 일이 꽤 발생하기도 한다. 개인의 투표 행위는 소소할지라도 투표지 몇 장의 차이로 당선인이 바뀌고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정치자금 영역에서도 '소확'은 결코 낯선 단어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8년 첫 대선을 치를 당시 7억5천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했는데 이 중 80%가 다수 일반인들의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로 마련됐다.

유명 정치인 위주로 형성됐던 선거 펀드는 최근 정치 신인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인들이 출시하고 있다. 선거 펀드는 후보자와 지지자 사이의 개인 간 거래로서 후보자는 지지자로부터 빌린 돈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후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면 원금에 통상적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지자들은 펀드를 통해 일정 수익을 얻음과 동시에 자신이 꿈꾸는 사회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정치인을 후원하며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자 한다. 이처럼 정치 영역에서도 투표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방법으로 더 나은 정치와 민주주의를 성취하기 위한 개미들의 투자가 현재 진행 중이다.

다만, 조금 더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서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부된 정치후원금은 적법하게 수입·지출이 될 수 있도록 정치자금 회계 보고 등의 장치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점검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에 대한 '투자금'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 그 건전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

다양한 정당의 정치활동을 응원하고 싶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해 특정 정당에 지급하도록 할 수 있으며, 후원하고 싶은 정당 또는 정치인이 있다면 등록된 해당 후원회에 직접 기부할 수도 있다. 기탁금의 경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도 기부할 수 있고 1회 1만원 이상이면 가능하니 진정 소소하지만 확실한 투자인 셈이다.

기부금은 연말정산 시 연간 최대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일종의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투표가 정치 참여의 시작이라면, 정치후원금 기부는 정치발전의 시작이다. 정치후원금이라는 주식에 투자해 정치발전이라는 가치 있는 수익을 얻기 위한 소소한 한 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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