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가계동향(명목) 분석 결과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38만7천원, 식사비(외식비) 지출은 42만5천500원으로 나타났다. 두 항목을 모두 합친 총식비 지출은 81만2천50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 281만3천200원의 28.9%를 차지했다. 1년 전 29%에 비해 소폭이나마 감소(減少)했다.
반면에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41만원이었다. 전체 소비지출 125만2천원 중에서 32.8%를 차지해 전년도 31.1%보다 늘어났다. 조사 표본(調査標本)을 전면 개정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 하위 40%(2분위)의 식비 비중도 31.8%로 전년도 30.8%보다 상승하면서 2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식비 지출 비중이 적을수록 가계에 여유 자금이 많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식비보다는 교육·오락·문화·보건 등 다른 부문의 지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가계의 살림살이는 전체적으로 조금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저소득 서민 계층일수록 고물가(高物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어려움이 가중(加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분위의 경우 교육 관련 지출이 무려 44.5%나 줄었다.
저소득층일수록 고물가의 직격탄(直擊彈)을 맞는 것은 일본 역시 비슷하다. 실질임금 정체·고령화 등 구조적 원인에다 식량자급률이 낮아 글로벌 공급망(供給網) 충격(衝擊)에 대응하기 힘든 탓이다. 바로 여기에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치는 능력과 선택의 문제일 수 있지만,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라면 반드시 어느 정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저소득층 수요가 많은 식료품을 중심으로 각종 보조금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민생(民生) 경제(經濟) 대책에 나서야 한다. '퍼주기'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작정 허리띠 죄기' 정책 역시 민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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