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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 남부권 치안 공백 우려 확산 '큰 일 날 수준에 도달'

경찰 1인당 담당 인구 2천48명…전국 평균 1천262명 훌쩍 넘어
'탈진 상태' 빠진 서부지구대 역할 분담할 남부파출소 서둘러 신설해야

경산경찰서 전경. 경산경찰서 제공
경산경찰서 전경. 경산경찰서 제공

경북 경산시 일부 지구대의 경찰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관련 인력과 조직 충원 계획이 없어 심각한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산시 등에 따르면 서부지구대는 서부1·2동, 남부동, 중앙동 일부, 남천면 등 4개 동과 1개 면을 관할하고 있다. 경산 최다 인구를 담당하는 동시에 2023년 112신고 기준 경북 내 치안 수요 최다 관서로 꼽혔다.

지난해 이곳의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는 2천48명으로 전국 평균 1천262명을 훌쩍 넘어섰다. 112신고 건수도 전국 평균 7천367건의 2배 가까운 1만4천598건에 달했다.

서부지구대 관할 지역은 최근 펜타힐즈푸르지오 2차 506가구가 입주한 데다 중산지구와 상방공원 개발 등의 호재로 다른 공동주택 분양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특히 대구와 인접해 있어 경산역, 지하철 2호선, 시내버스, 자가용 등을 통한 대구-경산 간 유동 인구가 늘고 있고, 광역철도 개통 이후 유동 인구 증가도 예상되는 등 치안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구 기준 동편으로 길게, 일자형 수평 구조로 돼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112 신고 도착 시간 지연 등 치안 활동을 벌이는 데 애를 먹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서부지구대 일부 관할 구역을 분리·편입한 남부파출소를 신설해 치안 자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손말남 경산시의원은 지난 26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재정 등의 이유로 수년째 치안 위기에 놓인 경산 남부 지역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며 "남부파출소 신설은 파출소 증가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필수 조치"라고 주장했다.

양시창 경찰서장도 최근 매일신문 기자와 만나 남부파출소 신설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경산시는 사법 체계가 다른 외국에서 온 유학생 등 때문에 치안을 유지하기 더욱 어려운 지역이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 한 대에 여러 명이 타는 것을 생활화해 온 동남아 유학생이 오토바이 등하교 문제 및 서로 다른 종교 때문에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 등 때문에 치안 수요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서장은 "경산 남부권의 치안 보강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대로 방치하다간 정말 큰 일 날 수도 있는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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