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헤즈볼라 휴전…이란과 가자에 미치는 파장은?

미국 "가자에도 교전 멈춰야 할 것"
이란 외교관 "저항군은 지지 않으면 이긴 것" 환영 속내

이스라엘, 이란 국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스라엘, 이란 국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가자전쟁 및 이란과의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미국은 이번 휴전을 계기로 가자지구에서도 교전을 멈출 것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휴전안을 승인한 직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옥을 지나왔고,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었다"라며 "이제 하마스의 유일한 탈출구는 인질을 석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레바논 휴전 논의를 가리켜 "가자지구의 갈등을 종식하는 데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과 온도 차가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을 받아들이는 이유로 "전선을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인질 석방이라는 성스러운 임무 달성을 위해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영구적인 갈등 종식을 바라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이 언제든 전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른바 '저항의 축'을 이끌어온 이스라엘의 '숙적' 이란에 관계도 주목된다.

휴전이 이스라엘과 1년 넘도록 직·간접적인 충돌 속에 힘이 빠진 이란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은 최근 수개월간 이스라엘과 공습을 주고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방공망과 군수시설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전쟁 수행 역량에 피해가 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고체연료 혼합 시설이 파괴되면서 탄도미사일 생산 능력이 마비됐고, 러시아에서 들여온 시스템으로 구축했던 수도 테헤란의 방공망도 복구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처럼 군사 대비 태세가 망가진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기는 부담스럽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한 것은 하마스 수장 이스마엘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의 죽음에 보복하겠다며 지난달 1일 미사일 약 200기를 쏜 것이 마지막이다. 보복을 못 하고 있는 것은 확전을 피하고 싶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반면 휴전이 이란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동안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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