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3기 독자위원회의 9차 회의가 지난 26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의료, 법조 등 각 분야의 여풍(女風)을 소개한 '이제는 여성 대세 시대' 시리즈를 비롯해, 이전 공공기관-지역 상생 방안에 관한 지속적인 보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의 수출 실태와 AI 도입 의향 등 지역 경제의 중요한 동력에 대한 소식에는 보다 심층적인 취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호 위원(대경영상의학과 원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 유도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한 정부의 움직임을 설명한 기사가 최근 보도됐다. 의료 대란의 핵심인 전공의 선발에 관한 내용이 자세하게 설명됐다. 여기에 더해 지역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와 향후 복귀 전망을 함께 기사화했으면 더 좋은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이제는 여성 대세 시대' 시리즈 중 의료계를 다룬 기사가 눈에 띄었다. 의료계 전반에서 여자 의사의 비율이 증가하고 진출하는 영역도 다양화하고 있으며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여성 '리더'는 절대 부족하다는 내용이다. 공감 가는 주제로 현 상황과 핵심을 잘 짚어준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김원대 위원(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최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상생방안 모색' 관련 세미나 보도를 통해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거래 법제화 방안 등이 소개됐고, '혁신도시와 지역 상생' 코너 기사도 게재됐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10주년을 맞아 매일신문이 앞장서서 이전 공공기관들과 지역의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지속 보도하는 것이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향후에도 이전 공공기관의 미션이나 역할과 결합된 다양한 지역발전 사업이나 과제의 실현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거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관련 당국이나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AI 활용 의향 실태조사 결과 보도에서는 중소기업의 94%가 AI를 활용하지 않고 있으며, 80%가 앞으로도 불필요할 것이라는 응답을 담았다. 대구는 중소기업 비율이 상당히 높다. 디지털 전환이나 신개념 산업에 적응하지 못하면 중소기업부터 어려워질게 명약관화할 것으로 보여지는 데, AI 기술과 장치가 산업과 기업, 특히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 지, 실제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 등을 소개하는 등 향후 보다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알려주길 기대한다.
◆박병구 위원(대구 달서문화재단 상임이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됐다. 대구미술관이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료 전시 관람 혜택을 주는 등의 기사를 보고 반가웠다. 대구에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많은 기관과 예술단체들이 있으니, 그들이 진행하는 수험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소식을 더욱 많이 알려줬으면 한다.
◆백순현 위원(계명대학교 대외협력처장)
11월 6일 자 '동성로 외국인 관광객 체류 겨냥한 콘텐츠 필요해' 기사에서는 대구정책연구원이 관광특구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대구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된 동성로에 대한 7대 전략 및 도심 축제 연계 활성화 방안 등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다.
심포지엄을 계기로 동성로 차 없는 주말 거리를 운영하고,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 같은 글로벌 도심 문화를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기획보도를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태문 위원(DGB금융지주 전무)
11월 14일 자 '지방이전 공공기관 예산 지역은행 예치 법제화 논의 시동' 기사는 지역 경제와 금융 구조의 균형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주제를 다뤘다. 해당 세미나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보도해 이슈의 심도와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했다.
앞으로 이러한 논의가 더 깊이 확장되며 실제 법제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매일신문이 지속적으로 이러한 사안들을 추적 보도하면서 독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
◆성한기 위원장(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윤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분야별로 성과를 정리한 보도가 있었다. 4대 개혁(노동, 의료, 연금, 교육)과 외교, 방산, 경제, 원전 등 8개 분야를 선정해 평가한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평가 내용에 공감하는 독자는 많지 않을 듯싶다.
분야 선정에서 정치, 사회통합, 과학기술 등 주요 분야가 빠졌으며, 방산이나 원전은 소기의 성과를 내긴 했으나 경제나 외교 등과 동급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분야다. 게다가 민생 경제의 어려움은 다수의 국민이 느끼고 있음에도 거시경제는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고 기술했다.
이와 반면에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정부에 일침을 가하며 쇄신과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도 공과가 있을 것이다. 임기전반기 성과와 함께 임기 후반기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과제를 균형 있게 제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보도였다.
또한 신문의 마지막 장을 펼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김경수의 매일희평'과 그 옆의 '관풍루'는 그날 뉴스의 키워드와 하이라이트를 시니컬하게 정리한다. 단 한 컷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매일희평은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인물묘사와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장면구성으로 촌철살인의 통쾌함을 준다. 세 꼭지의 관풍루 역시 그날의 '밉상'이나 '미운 짓'을 찾아 응징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신문을 덮는 순간에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것인데 매일희평과 관풍루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 시대에 독자 투고 등을 통해 '네 컷 만화'도 주기적으로 게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본다.
◆최병철 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최근 '인텔 몰락', '폭스바겐 공장 폐쇄', '삼성 위기'와 함께 충격적인 뉴스가 바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공장 가동중단이었다. 최근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테무현상이라고 불리는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에 대형 유통업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여파는 우리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는 정치권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라는 수준의 접근은 너무 형식적이다. 이보다 훨씬 강도 있게 접근해야 한다. 펜이 칼보다 강한 것은 훨씬 더 날카롭게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적인 위기를 적극 반영한 기사를 기대한다.
외국 인력 고용 애로사항 1위가 의사소통이라는 기사는 매우 실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으나, 보다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기사에 제시돼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진아 위원(대구 복현중학교 교장)
'한소연 기자의 한 페이지-학교 밖 청소년 그룹 멜팅소다'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수성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 음악동아리 '멜팅소다' 청소년 5명이 5개월에 걸쳐 프로듀싱 과정을 공부해 음원을 발매한 것을 소재로 삼아 학교 밖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 우리 사회에 바라는 내용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이 기사는 특별한 이유로 학교가 아닌 학교 밖을 선택한 학생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게 해줬는데, 이 기사를 통해 이제는 우리 사회가 모두 똑같은 길만 가야 한다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을 포용해 주는 사회적 시스템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령기 청소년들의 다양한 모색을 응원하는 한편, 다양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보듬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의 노력도 찾아 소개해주고, 5지선다형 문제만 잘 선택하는 학력이 아닌 더 많은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각지의 학생, 청소년들을 조명하는 기사를 더 많이 발굴해 실어주길 바란다.
◆허영철 위원(사회적기업 공감씨즈 대표)
온누리 상품권 부정유통관련 후속 기사보도를 통해, 뜻 깊은 사업을 악용한 사례에 대해 매일신문이 감시의 눈을 거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온누리 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후속보도 였다고 생각된다.
그간 지역 언론과 방송을 통해 지역 기업의 수출이 잘되고 있다는 기사들을 많이 봐왔는데, 최근 대구경북 수출기업의 실적에 대한 보도는 대구경북이 다소 위기에 놓인 듯한 느낌을 줬다. 기업들을 위한 대구경북의 수출 지원정책에는 문제가 없는지, 심층보도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권중한 위원(변호사·대구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은 개인 사정으로 이번 달만 불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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