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멕시코 다음은 베트남?…트럼프 관세폭탄 어디까지

미중갈등 영향으로 베트남 중국의 우회기지로 떠올라
트럼프 2기 베트남 무역규제 강화될 듯…대구경북 진출 기업들 불안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공장. 삼성전자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교역국 관세 부가가 확실시되면서 다른 나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국 3위에 오른 베트남도 트럼프 2.0의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으로 중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한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제재 영향과 관련이 깊다. 미중 갈등 이후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 우회기지로 베트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우회 경로로 밟아 미국 시장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통계상으로도 미국의 대중관세가 본격화한 2018년부터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 비중이 상승했다. 유엔 무역통계(Comtrade)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20.4%에서 지난해 23.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 비중은 2%에서 3.8%로 뛰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7년 21.9%에서 2023년 14.1%로 급격히 감소했다.

무역업계는 중국 기업의 우회 수출 영향으로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수입 규제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베트남은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현대차와 기아차 등 다수 대기업이 저렴한 인건비 등을 이유로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자동차부품 및 섬유 기업들도 베트남 현지에 상당수 진출해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제재에 대해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는 업체들로서는 관세 부과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이 내놓을 새로운 통상정책을 미리 예상하고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부품·원재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베트남을 통한 미국 수출에서 중국산 비중에 대한 규정이 엄격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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