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부터 1%대 저성장 국면…트럼프발 불확실성 커진다

한은 '수정 경제전망' 발표, 연간 성장률 2.2%→1.9%→1.8% 전망
수출 증가세 둔화 예상…주력 업종 경쟁 심화·보호무역 기조 강화
금융당국 대응 태세,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성장률 하락 방어

26일 오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한국 경제가 1%대 성장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 여파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관측에 따라서다.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벌어질 경우 내년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수출 증가세 둔화 예상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2%포인트(p)를 낮춰 잡은 것이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초 제시한 2.6%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5%를 모두 하회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2%p 낮은 1.9%, 2026년 성장률의 경우 1.8%로 전망했다. 내후년까지 1%대 성장률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던진 것이다. 이처럼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주요 배경은 수출 증가세의 둔화다.

한은은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을 6.9%에서 6.3%로 0.6%p, 재화수입 증가율은 1.6%에서 1.1%로 0.5%p 조정했다. 주력 업종에서 주요국과 경쟁이 심화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면 수출은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한은 예상이다. 오는 2026년에는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또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종전보다 0.2%p 낮춘 1.2%, 설비투자 증가율을 1.3%p 높인 1.5%로 제시하면서 "내수는 내년에도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투자 성장률은 -1.3%로 0.5%p 하향 조정했다.

◆금융당국 대응 태세

국가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경우 내년 성장률이 1.7%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금융당국 긴장감은 높아진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현재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경제·금융 리스크가 질서 있게 관리되도록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내년도 대내외 거시환경 변화를 반영해 취약 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은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출 경쟁력에 대응하는 과정에 기준금리 인하로 성장률을 방어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내릴 경우 성장률이 0.07%p 정도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속도와 폭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는 과정에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에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는 수출에서 내수로 전파되는 온기가 낮아질 것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금리를 낮추면 내수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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