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걱정 없겠어요"
지난 29일 오후에 찾은 엑스코에서는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제22회 대구 음식산업박람회가 한창이었다. 부스 곳곳에서는 발길을 절로 이끄는 향긋한 음식 냄새가 맴돌았고, 방문객들은 양손 가득 구매한 음식들을 든 채로 박람회장을 배회했다.
167개사 187부스가 참가한 이번 행사에는 막창구이, 뭉티기 등 대구 10미(味)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고 즐길 수 있었다. '참바른식품'에서 판매하는 북성로 석쇠불고기는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었고, 미국에서도 입소문을 탄 '나드리에프에스'의 냉동잡채는 방금 조리를 마친 것 마냥 쫄깃한 당면과 고소한 풍미가 한참 동안 입안에 감돌았다.
이날 행사에서 방문객들의 지갑을 가장 잘 열리게끔 한 곳은 밀키트관이었다. 모듬조개칼국수나 샤브샤브와 같이 각종 재료 손질이 어려운 음식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점 덕분이었다. 이곳엔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외식업소 100곳이 개발한 밀키트가 즐비했고, 박람회 특가 할인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먹을만한 음식을 사러 왔다는 김해니(32) 씨는 "대구의 대표적인 음식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했고,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음식을 보기 위해 왔다"며 "밀가루 없이 두부로 만든 어묵 등 다채로운 음식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마트에 가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뿐 아니라 음식 조리를 도와주는 로봇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영현로보틱스, 디떽, 현대로보틱스(크림봇)에서는 자동으로 음식을 볶아주는 기계와 튀김 조리용 로봇, 서빙로봇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욱진 영현로보틱스 대표는 "우리 회사는 단순 자동화로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여러 인력을 대체해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로봇과 함께라면 사람 1명이 같은 시간에 여러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만큼 맛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박람회에서 처음 신설된 달빛철도특별관과 빵지순례관에도 방문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광주에서 대구로 시집왔다는 정영남 씨는 달빛철도특별관 광주관에서 판매하는 상추튀김을 사가며 흡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빵지순례관에서는 젊은 층들이 각 매장을 비교해가며 크로글(크로와상과 베이글의 합성어)과 연잎고구마빵 등을 골라가기도 했다.
동인동찜갈비골목, 반고개무침회골목 등을 소개하는 대구먹거리골목관에서는 달서구의 선사시대로 먹거리관 가장 붐볐다. 이곳에는 선사시대로쿠키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가능했고, 주사위를 던져 선사시대로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달토기빵을 맛볼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달토기빵은 소화가 잘되는 타피오카와 크림치즈가 들어간 빵으로 선사시대의 붉은 간토기 모양을 띄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업소들의 인기메뉴를 판매하는 한국도로공사관에서는 경북 칠곡군의 양식 맛집으로 유명한 한미식당의 줄이 가장 길게 늘어져 있었다. 방문객들은 이곳의 대표메뉴인 한미버거와 치즈시내소가 다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주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경미 한미식당 대표는 "이날 행사에 맞춰 200인분을 준비했고 오늘 10시 30분부터 팔기 시작했는데 3시간이 지난 지금 20인분도 채 안 남았다"며 "패티를 눌러서 굽는 다른 햄버거집과 달리 우리는 육즙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굽다 보니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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