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여성단체 "동덕여대생 향한 성차별적·여성혐오적 행태 중단돼야"

2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며 학생들의 시위는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며 학생들의 시위는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공확 전환 반대' 시위와 관련해 전국 여성단체들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근거한 혐오 표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7개의 여성단체는 지난 27일 공동성명문을 통해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불법'과 '손해'의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학생들을 '악마화'하는 정치권, 언론, 기업의 성차별적 시선과 태도가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행태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위를 둘러싸고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여대 출신 채용 배제', '54억 시위 피해' 등의 말이 정치인과 기업, 언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여러 맥락과 상황을 소거시킨 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생을 학교 공동체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학교의 행태를 승인하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또 동덕여대 측을 향해서 "학생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커녕, 여전히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심각한 것은 학교 측이 학생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민주주의 교육공동체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부끄러움 없이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 의견 수렴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4호선 타는 서민을 볼모 삼아 뜻을 관철하려는 행위가 비문명인 것처럼 동덕여대 폭력 사태에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정당한 시위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저 비문명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해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공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동덕여대 측은 이날 본관 무단 점거 등 시위에 가담한 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학교 측은 앞서 예고한 가처분 신청도 지난 28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학생회 간부와 단과대 간부, 페미니즘 동아리로 알려진 '사이렌' 간부 등 11명을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총학생회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학교 측에 맞섰다. 총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학본부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보도 이후 꾸준히 변호사와 소통하고 있다. 법률적 대응을 마련 중이다"며 "대화의 의지가 있다는 학교 측의 발언과 달리 학교는 총학생회의 면담 요구에 대해 4일째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생이 주인인 민주동덕을 다시금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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