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마지막 날이라 부랴부랴 왔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네요. 그래도 이번이 지나면 우리 문화유산을 한꺼번에 볼 기회가 잘 없으니 꼼꼼하게 감상하려 합니다."
지난 9월 개막한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기념 국보·보물전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의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9시쯤, 미술관 앞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술관 입구부터 박석마당을 돌아 대구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까지 길게 줄을 늘어선 관람객들은 추운 날씨에 몸을 웅크리면서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구미에서 아들 서이안(13) 군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신유숙(43) 씨는 "교과서에 나오는 문화유산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 현장예매를 해서라도 꼭 보고 싶은 마음에 일찍 미술관을 찾았다"며 "가까운 대구에서 수준 높은 전시를 볼 수 있다는 큰 기대를 안고 왔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입장이 시작됐으나, 온라인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돼 현장예매분을 사려는 이들로 예매대기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미술관 측은 오전 11시쯤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오후 1시 반은 돼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발권한 뒤 대구미술관에서 먼저 전시를 감상하고 올 것을 권하기도 했다.
미인도와 훈민정음 해례본 등의 전시장에도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특히 섬세한 필치가 돋보이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과 김득신의 긍재전신첩 앞은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10분 가량 대기하는 줄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작품 감상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전시 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범연(55·대구 수성구) 씨는 "대구에 문화예술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데, 개관할 때부터 반가운 마음이 들었었다"며 "교과서에서 본 유산들을 보는 것이 인생 첫 경험이자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특히 지방에서 흔치 않은 기회인만큼 오늘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관 측은 전시 종료일인 1일까지 누적 관람객이 22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 중 30% 이상이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 방문했다고 집계했다.
이번 전시가 끝나고 대구간송미술관은 전시장 정비 등을 거쳐 내년 1월쯤 새로운 상설전으로 관람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은 "간송이 지킨 소중한 문화유산을 함께 나누고자 한 첫 전시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전시공간이 크지 않은 데다 문화유산과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 시간당 최대 입장인원을 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른 불편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전시가 특별한 인사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일상 속으로 더 가깝게 스며드는 전시과 교육,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선보이려 한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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