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소득 감소와 내수 부진 악순환, 이대로 방치할 건가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활력을 잃으면서 대부분 중산층과 서민층의 소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돈줄이 마르자 지갑을 닫았고, 내수 부진은 마치 뉴노멀처럼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소비가 가라앉자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와 소득에서 중추(中樞) 역할을 맡은 40대 가구의 3분기 사업 소득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 소득은 107만4천원에 불과했다. 1년 전보다 16만2천원이나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40대 자영업자 115만여 명 중 23만여 명이 도소매업에 종사한다. 상당수가 월급쟁이로 살다가 조기 퇴직이나 구조조정, 폐업 등의 여파(餘波)로 자영업에 내몰린 상황인데, 부푼 꿈을 채 펼쳐 보기도 전에 고금리와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득과 소비에서 가장 역동적이어야 할 40대의 소득 감소는 원인과 결과가 맞물려 퇴행(退行)하는 경제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을 책임지는 세대의 경제적 곤란은 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의식주 소비 전반이 크게 위축될 위험에 놓인 것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90만7천원 중 의류·신발 지출은 11만4천원(3.9%)이었다. 지난해 동기보다 1.6% 줄었고,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저다. 늦더위에 가을옷 소비가 준 것도 원인이지만 지갑을 닫은 탓이 더 크다.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은 의류·신발 지출을 13.1%나 줄였다. 식료품 지출은 늘었는데, 구매 증가가 아니라 물가 상승 때문이다. 지구적인 이상(異常) 기후로 코코아, 팜유, 커피 원두, 올리브유 가격이 치솟았다. 라면, 과자류, 커피, 치킨값도 오른다. 물가 인상은 내수 부진, 소득 감소를 더 부추기게 된다. 악순환의 소용돌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를 되살리면 좋겠지만 낙관만 하기엔 풀어야 할 경제 함수(函數)가 너무 복잡하다. 무엇보다 난국을 헤쳐 갈 혜안(慧眼)이 있는 경제 수장이 보이지 않아 더욱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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