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쾅' 폭발음…포항 아파트 화재 父 숨지고 아들 2명 부상, 주민 18명 연기흡입(종합)

경찰 "방화 의심 정황도 있어…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벌이고 있다"

2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 21명이 발생했다. 포항북부소방서 제공.
2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 21명이 발생했다. 포항북부소방서 제공.

경북 포항 한 노후 아파트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는 등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일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쯤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13층 규모) 4층 한 가구에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A(60) 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A씨의 20대 아들 2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 중 둘째는 부상정도가 심해 3일 정도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이 가구 위·아래층 주민들도 대피하는 과정에서 연기흡입 등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A씨의 가족 외 소방에 집계된 부상자는 15명이었으나, 화재 수습을 모두 마친 뒤 확인된 부상자는 이보다 3명 늘어난 18명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이들은 대부분 경증에 그쳐 일부를 제외하고는 귀가조치 됐다.

불은 신고된 지 약 1시간 만에 소방대원에 의해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방화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폭탄이 터지는 듯한 큰 폭발음이 들리고 나서 불이 났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진술하고 있는 데다, 짧은 시간에 집안이 모두 불에 탔고, 119 신고내용에서도 방화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불은 A씨와 둘째 아들이 있던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언급하며 119에 화재 신고를 한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첫째 아들은 안방에서 자고 있다가 불이 나자 거실로 나온 것으로 현재까지 경찰에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아들의 119 신고 내용 중 아버지가 방화를 하려고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며 "하지만 이것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만간 화재 현장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 아파트는 1992년 지어진 16층 미만의 노후 아파트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며 소방시설로는 옥내소화전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에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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