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출근길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휴대용 가스버너의 부탄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나 3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 59분쯤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후 8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인원 150명과 장비 67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신고 후 약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5분쯤 모두 꺼졌다.
이 화재로 주민 3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이들 중 9명은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대피인원 대부분은 연기를 흡입해 두통을 호소하는 등 경상을 입었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은 없었다. 또 15층에서 발생한 열기와 그을음이 위층으로 번지면서, 꼭대기층인 25층까지 11세대가 재산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베란다에서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곰탕을 끓여둔 채 잠이 들었다는 거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부탄가스 폭발이 화재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소방당국은 경찰,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15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도 화를 키웠다. 해당 아파트는 2001년 준공돼 당시 소방시설법에 맞춰 16층부터 최상층인 25층까지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상태였다. 2017년 개정된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6층 이상의 신축 건물은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발화지점 바로 위층인 16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열 대구수성소방서 예방홍보팀장은 "베란다를 통해 열기와 연기가 올라간 탓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과열될 정도로 불이 직접 닿지 않아 거실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스스로 대피한 주민들 대부분은 육안으로 검은 연기를 확인하고서야 화재 사실을 인지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한창 대피하는 도중 화재경보 알람을 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초 발화지점 윗층에 사는 16층 주민 A씨는 "불이 났는데 경보기가 제대로 울리지 않았다가 10분이 지나서야 주민 누군가가 직접 화재경보를 눌렀는지 그제서야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실 측은 "경보가 울린 것은 맞다. 울린 시각이 늦은 데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그을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단지 내 경로당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다. 구청에 따르면 화재로 거처를 잃은 주민은 15세대에 달한다. 당초 구청은 지정 대피소인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주민들을 안내했지만 난방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피소를 옮겼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적십자사나 보험사 등 관계기관과 논의해, 대피 인원이 묵을 만한 임시 숙소를 근처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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