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오는 10일 재표결을 앞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원 게시판 공방과 관련한 냉각기를 확보함과 동시에 친윤(친윤석열)계 등에서 자신을 향한 공세를 계속 펼 경우 특검법을 '반격 카드'로 사용할 듯 군불을 땐다는 것이다.
친한동훈(친한)계는 2일 잇달아 방송에 출연해 한 대표가 곧 특검법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재표결을 2~3일 앞두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부총장은 '한 대표가 일부러 특검법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보도에 대해 "틀린 표현은 아닌 것 같다"면서 "당원 게시판 소동을 일으킨 쪽에 대해 좀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는 경고의 사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원 게시판 의혹을 두고 논쟁을 자제하자고 언급한 데 대해 "한 대표가 그 문제(특검법)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 당내 잡음을 줄이는 데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양측이 논란거리에 대한 언급을 피함으로 추 원내대표가 요청한 냉각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친윤이 계속 자극적인 발언,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들은 누가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지,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지를 판단할 것"이라며 친윤계의 자제를 요청했다.
친한계 인사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창원지검의 명태균 씨,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수사 결과에 따라서도 한 대표 입장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구속 기간 만료(5일) 전인 3일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신 부총장은 "검찰이 명태균 씨 수사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들이 나오고 있지 않나. 모든 상황을 다 종합해서 그때 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도 "(명 씨와 김 전 의원) 검찰 조사 내용들이 나올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사실들이 밝혀지고, 여론이 지금과 다른 새로운 변화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 대표가 판단해 10일 전에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윤계는 특검법과 당원게시판 문제 연계시키는 입장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언제든 다시 끓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친윤계 한 당직자는 "당원 게시판 문제와 김 여사 특검법은 연계되어 있지 않다. 각각 따로 판단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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