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기업)인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투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텐스토렌트는 신생 창업기업이지만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텐스토렌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짐 켈러는 한국 AFW 파트너스와 삼성증권이 주도한 7억 달러 규모의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삼성과 LG전자 등이 투자했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외에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 회사인 익스페디션과 미국 금융사 피델리티 등도 참여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텐스토렌트는 이번 자금 조달에서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3조6천569억원)로 평가됐다. 이 회사는 '반도체 전설'로 꼽히는 짐 켈러가 2016년 설립한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는 그동안 텐스토렌트와 협업을 이어왔다.
앞서 지난 6월 미국 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은 삼성과 LG전자 등과 신규 투자자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텐스토렌트에 5천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어 이번에 투자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텐스토렌트의 1억 달러 투자를 공동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같은 해 10월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결정된 바 있다.
LG전자의 경우 TV와 기타 제품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등 텐스토렌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텐스토렌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엔지니어링 팀과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 자사의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대규모 AI 훈련 서버 구축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AI 분야에서 성능 향상과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의 전력 소모가 많은 칩으로부터 더 경제적인 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공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병목현상, 반도체 가격 상승 등 문제도 적지 않다. 경쟁사의 성장으로 시장이 다변화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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