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업대전환 시동 거는 청도군] ③씨없는 청도반시, 수출 및 상품 다변화에 사활

감말랭이·아이스 홍시…감 가공품 세계로 보폭 넓힌다

김하수(왼쪽에서 일곱번째) 청도군수와 관계자들이 청도 감밀랭이 일본 수출 선적식을 갖고 있다. 청도군 제공
김하수(왼쪽에서 일곱번째) 청도군수와 관계자들이 청도 감밀랭이 일본 수출 선적식을 갖고 있다. 청도군 제공
김하수 청도군수와 브라이언 권 미국 H마트 대표와 미국 현지에서 업무협약식을 갖고 있다.
김하수 청도군수와 브라이언 권 미국 H마트 대표와 미국 현지에서 업무협약식을 갖고 있다.
김하수 청도군수와 청도군 관계자들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청도 감말랭이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김하수 청도군수와 청도군 관계자들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청도 감말랭이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해외로 수출되는 감말랭이, 반건시, 아이스홍시, 감와인, 감식초 등 청도군 감 가공품.
해외로 수출되는 감말랭이, 반건시, 아이스홍시, 감와인, 감식초 등 청도군 감 가공품.

〈글 싣는 순서〉

①농업대전환, 청도 농업정책 패러다임 바꾼다

②지역특화 스마트농업, 친환경농산물 영근다

③씨없는 청도반시, 수출 및 상품 다변화에 사활

'청도반시(盤柹).'

경북 청도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씨 없는 감을 생산한다. 반시를 활용한 감말랭이, 반건시, 아이스 홍시, 감와인, 감식초 등 다양한 감 가공품은 지역을 먹여 살리는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매년 생산량이 들쭉날쭉하고, 판로 역시 안정적이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싼값에라도 처분해야하는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하수 청도군수를 필두로 한 청도군 농업 관련 부서, 지역 내 농협과 가공 업체들이 청도 감 팔아주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수출국 다변화, 다양한 가공품 개발, 대형 유통업체를 통한 온·오프라인 판매 등 백방으로 뛰고 있는 모양새다.

◆미주 K-푸드 전진기지 'H마트'와 협약

청도군은 지난달 7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미주지역 최대 규모의 한인마트인 'H마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미국 뉴욕 소재 H마트 본사에서 김하수 군수와 브라이언 권 H마트 대표는 청도반시 등 청도군 우수 농특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판매 노하우를 공유하고, 거대한 유통채널을 통한 미주지역 수출확대에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H마트는 미국 내 최대 한인마트로 미국 전역 96개 점포는 물론 캐나다, 영국 등 미주와 유럽 등지에 모두 127개 점포를 운영한다. 연간 매출 규모는 26억달러(4조5천억원)를 넘어서고 있다.

현재 미주지역에는 청도군의 대표 농산물인 반시와 감말랭이,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식혜 등이 수출되고 있다.

브라이언 권 H마트 대표는 "청도지역의 농특산물은 품질은 물론 현지 소비자의 기호에 부합한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청도 농산물의 현지 테스트를 통해 H마트 입점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경북통상과 '티브라더스' 통해 캐나다 공략

이처럼 한국 이민자들에겐 정체성을 상징하는 곳이자 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H 마트'는 이제 단순한 마트를 넘어 미국 내 K-푸드 전진기지로 자리 잡고 있다.

김 군수는 이어 같은 달 13일에는 캐나다 밴쿠버로 옮겨 경북통상과 캐다다 현지 한인마트인 티브라더스와 청도 농특산물 수출확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기존 감 가공품을 비롯한 청도 농특산물의 수출품목 다변화 등 서로 간 폭넓은 견해가 오고 갔다고 한다.

청도군에는 총 6천186가구의 감농가가 있다. 이곳에선 연간 3만2천963톤(t)의 감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39.9%인 1만3천185t 갸량을 감말랭이 등으로 가공해 국내는 물론 해외로 수출하는데 연간 1천543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이번 미주지역 방문은 단순한 수출 상담을 넘어 청도 농특산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고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미주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과 수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감 가공품, 일본 등 15개국 수출

청도군은 지난 8월 30일 청도반시로 가공한 감말랭이 12t을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선적식을 가졌다. 이 수출물량은 도매형 유통기업인 일본 코스트코에 전량 입점했다.

지난해 청도반시 수출 물량은 모두 158t(201만달러 규모)에 달했다. 수출 국가는 일본(116t)을 비롯해 미국(6.8t), 싱가포르(9.4t), 캐나다(6t), 베트남(6.5t), 홍콩(6.9t), 호주(3.5t) 등 총 15개 국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73.2%로 단연 압도적이다. 이처럼 연간 200만달러가 넘는 감 가공품 수출의 성공은 청도군이 일본시장을 주 타깃으로 공략한 결과다.

◆2주간 일본 판촉행사, 10만달러 판매실적

청도군은 지난해 5월 17일 일본 도쿄에 있는 ㈜팜마인드 본사에서 청도반시의 수출 확대 및 판매촉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가졌다.

이 같은 업무협약을 통해 청도군은 청도반시 원재료의 품질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군내 수출업체인 ㈜네이처팜의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한 청도 감 가공 제품을 일본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팜마인드는 지난 2006년에 설립된 일본 현지법인이다. 총 14곳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내 '톱3' 신선농산물 유통업체다.

청도군은 일본 ㈜팜마인드 직영 점포에서 진행된 현지 판촉 행사에서 청도 감말랭이의 뛰어난 품질과 우수성을 홍보해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당시 판촉행사는 2주 동안 10만달러 상당의 판매실적으로 이어졌다.

이외수 청도군 농업마케팅팀 주무관은 "일본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청도 반시를 주원료로 하고 있다"며 "특히 청도 감말랭이는 가공의 과학화를 내세워 냉동제품이 아닌 건조제품으로 출하돼 일본 전역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종기업이 감 가공품 해외시장 수출 발판

감말랭이 등 감가공품 해외 수출시장 공략의 중심에는 토종기업인 ㈜네이처팜이 있다. 청도 화양읍에 본사를 둔 농업법인 네이처팜은 매년 120~170t에 달하는 청도 감 가공품을 일본을 비롯해 15개 국가에 수출하는 효자기업이다.

네이처팜은 매년 지역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1천t 이상의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이는 수확철 다량 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을 막아 감 농가들의 소득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감에 대한 저탄소 농산물인증, GAP인증(우수관리) 등의 어려운 과정을 거친 뒤 겨울에는 건조제품(감말랭이)을, 여름에는 냉동제품(아이스홍시) 등으로 가공해 수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네이처팜을 이끌고 있는 예정수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지역 농산물 사랑에 진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 지리적표시 제62호로 등록된 '청도 감말랭이'의 지리적 표시권자인 청도반시 가공협동조합의 대표로도 활동 중인 예 대표는 지난달 1일 제5회 임업인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출애로 상담실, 해외시장 개척 솔루션 제공

청도군은 농업기술센터 3층에 수출 애로상담실을 마련해 지역 농산물 수출 등 판로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 농식품 수출업체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발굴 및 상담하고,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판로 확대를 선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해외시장 정보 ▷목표시장 설정 ▷해외 마케팅 해외인증 ▷선적과 통관절차, 운송보험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제공해 생산자 단체나 기업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관세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과 공동으로 청도 감가공품의 통관애로, FTA 관세절감 방안 등 수출컨설팅에도 나서고 있다. 게다가 경북 감수출농업기술지원단(단장 경북대 김종국 교수)과 상주감연구소(소장 임양숙) 등 관련기관과 연계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컨설팅도 갖고 있다.

신장현 청도군 농산물 수출 담당관은 "청도 감 가공품 수출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물량의 일정 부분을 해외로 돌려, 감 가격 안정화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며 "특히 수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공동기획=청도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