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보수 정치권 유력 인물들과의 연관성 의혹도 만들고 있는 명태균 씨의 지난 2022년 6월 '8회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여론조사와 관련, 대구 지역 국민의힘 책임당원 명단 제공 정황과 관련해 뉴스타파가 연관성을 지목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기사 내용에 대한 반박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별다른 추진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뉴스타파는 전날인 2일 '홍준표 시장 명태균 여론조사 총 8회...국힘 당원 명부도 넘어갔다' 보도에서는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당시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8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또다른 명태균 씨 관련 인물인,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강혜경 씨를 인용해 조사 의뢰자는 홍준표 당시 후보 측이었다고 했다.
이어 "입수한 자료에서 홍준표 후보 측이 명태균 씨에게 대구 지역 국민의힘 책임당원 명단을 넘긴 정황이 확인됐다"면서 "'대구 명단'이란 제목의 엑셀 파일에는 4만424명에 달하는 당원들의 이름과 성별, 지역구와 전화번호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 불법으로 '실명' 당원 명부를 입수해 명태균 씨에게 넘긴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혜경 씨가 이 명단을 샘플에 포함시켜 여론조사를 진행, 당원들이 어느 후보를 찍을지 등 응답 결과가 남긴 로데이터 엑셀 파일이 최종적으로 홍준표 캠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추정의 이유로 "조사 비용을 홍준표 측 인사들이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뉴스타파 기사에서는 이 조사를 의뢰한 2명 인물과 관련해 홍준표 시장의 "(그 친구는) 캠프 참여한 일 없다" "(캠프) 근처 온 일도 없다"는 답변을 전했다.
이어 "명태균 씨가 혼자서 보려고 8차례에 걸쳐 대구시장 후보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당시 명태균 씨에게 조사를 의뢰한 사람은 2명으로 확인된다. 모두 홍준표 시장 측 인물로 알려졌는데, 특히 한 명은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들이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도 거의 다 지불했다고 한다. 홍준표 후보 답변대로라면 이들은 캠프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면서 자신들의 돈까지 써가며 홍준표 후보 모르게 몰래 여론 조사를 의뢰했다는 얘기가 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기사를 가리킨듯 홍준표 시장은 3일 오후 3시 51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대구시장 선거때 우리는 캠프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한 일이 없다. 압도적 우세인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면서 최측근으로 거론됐고 조사를 의뢰했다는 2명 인물의 실명을 밝히며 글을 이어나갔다.
홍준표 시장은 "박모씨는 고향 후배로 늘 나를 도와준 측근이지만 선거 전면에 나서서 직책을 가진 일은 한 번도 없고 늘 뒤에서 도와준 고마운 지지자였다"며 "최모씨는 내 아들 고교 동창으로 (경남)창원에서 회사원으로 잘 다니던 애인데 명태균(창원 출신)에 꼬여 정치판에 들어와 김영선 (전)의원 등과 어울린 딱한 친구이다. 최씨는 내 측근도 아니고 우리 캠프 근처에도 온 일이 없으며 우리하고는 아무런 관계 없는 명태균 측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스타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반론에 나섰다. 그는 "뉴스타파에 보도된 바와 같이 명태균 일당은 우리 캠프가 아닌 박씨와 최씨로부터 개별적으로 여론조사 의뢰를 받고 한번 여론조사로 두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사기행각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도대체 자기 돈 주고 우리 캠프와 상관없이 어느 개인이 여론조사를 한 게 무슨 죄가 되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들(박씨와 최씨)은 개인적으로 나를 지지했기 때문에 선거 상황을 알아보려고 한 것이고, 우리는 그 여론조사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고도 강조했다.
홍준표 시장은 글 말미에서 강혜경 씨를 가리켜 "그걸 폭로라고 하는 여자는 자칭 의인 행세를 하지만 명태균과 똑같은 여론조작 사기꾼일 뿐"이라며 "여론조작이 밝혀진 이상, 그 여자 여론조작꾼도 명태균과 똑같이 공범으로 구속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일이라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부득이하게 명태균과 그 여자의 여론조작은 고소할 수밖에 없다"고 곧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실 홍준표 시장은 명태균 씨가 논란의 중심에 선 초기였던 지난 10월 16일 오전 11시 35분쯤 페이스북에 "더이상 거짓말에 대응하지 않겠다. 이런 자(명태균 씨)와 같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모욕이고 창피"라며 "고소나 고발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도대체 검찰은 이런 자를 즉각 수사하지 않고 뭐하고 있나?"라고 분노했다.
그랬던 게 이제 입장을 선회한 모습인 것.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적은즈음인 이날(12월 3일) 낮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여론조사로 자신에게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를 비롯해 김영선 전 의원과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 소장, 언론사 뉴스타파와 뉴스토마토 등 관련자들을 이날(3일) 즉각 검찰에 고소 및 고발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홍준표 시장이 명태균·강혜경 씨를 '여론조작 사기꾼'이라고 지칭한 것과 닮은 꼴로 "선거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기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 씨와 강혜경씨,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서는 사기죄와 업무방해죄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역 국회의원인 염태영 의원과 서용주 소장, 뉴스타파와 뉴스토마토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및 고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고소장을 로펌에서 작성하고 있으며, 오늘 중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홍준표 시장도 오세훈 시장처럼 브리핑 내지는 기자회견을 열고 실제 고소장 작성 및 접수에 나설지 시선이 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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