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은 당신의 몸을 혁신적으로 재설계한다

[책] 운동혁명
외르크 블레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책] 운동혁명
[책] 운동혁명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몸이 노쇠해진다고 흔히 믿는다. 팔다리를 비롯한 온 몸의 근력이 약해지고, 관절은 닳고 삐걱거리며, 눈은 초점이 잘 맞지 않아 노안을 얻고 귀도 잘 들리지 않게 된다.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전력을 다해 일해왔기 때문에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고장이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통념이다.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최고의 의학 저널리스트인 외르크 블레히는 이 책에서 '진화의학'을 근거로 제시해가며 이같은 통념을 뒤집는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기력을 잃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100년 동안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음을 설파한다.

저자는 우리가 병을 얻은 이유는 인간의 몸이 현대의 생활 습관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서 생겼다고 분석한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며 인간은 쉽게 고열량의 음식을 얻게 됐지만, 초가공식품에 의존한 대가로 지방이 몸에 빨리 쌓인다. 인간은 하루 10~15km를 걸어야하는 장거리 이동에 유리하게 진화해 근육세포가 활성화되었을 때 에너지를 생산하고 세포의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도록 설계되었지만, 요즘 우리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앉아 있거나 누워서 보내는 탓에 몸의 기능이 둔화되고 노화를 부추기고 있다. 당뇨 환자가 늘어나는 현상 역시 음식이 부족하던 과거에 생존을 위해 당분을 저장하던 몸의 메커니즘이 넘치는 영양분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할 최고의 방안으로 블레히는 더 적게 먹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몸은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돼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체 활동은 각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수와 크기를 증가시킨다. 운동을 하는 동안 결함이 있던 미토콘드리아는 자극을 받아 재상되며 활성 네트워크를 이룬다. 이는 에너지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세포의 노화 과정을 멈추거나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과정은 근육을 독특한 기계로 만든다. 자동차의 내연기관은 계속 사용하면 마모되는 반면 근육은 사용할수록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나는 무릎이 좋지 않아서", "심장이 약해서" 등 갖가지 핑계로 몸을 움직이지 않다보면 갈수록 몸의 기능이 퇴화하며 병만 키우게 될 뿐이라고 꼬집는다.

뿐만 아니라 운동은 놀랍게도 뇌의 기능까지 향상시킨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뇌 활동 뿐 아니라 운동도 함께 병행되야 한다. 근육을 움직일 때 나오는 지구력 인자와 마이오카인은 뇌를 보호하고 뇌의 효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한 실험에서 일 년 동안 매일 40분씩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한 이들의 해마 부피가 2% 증가한 것이 발견됐는데, 이는 최대 2년의 회춘에 해당하는 지표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몸을 너무나 많이 오해하며 몸이 고장난 뒤에야 의사의 처방에 의지하려고 한다. '운동 혁명'은 이러한 잘못된 의학 정보와 오래된 믿음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우리 몸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25년간 발로 뛰어 탐구한 결과를 쉽고 자세히 알려준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우리의 신체는 엄청난 결함과 취약함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놀라운 자가 치유력과 재생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덜 먹고 더 움직이는 그 본질에 충실해 잘 사용한다면 더 오랜 시간 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저자는 '늦은 때는 없다'며 평균 연령 90세의 요양 시설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소개한다. 8주 동안 일주일에 3번씩 피트니스를 한 결과 평균 다리 근력이 오른쪽 174$, 왼쪽은 180%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핑계는 그만대고 이제 벌떡 일어나 근육세포를 젊음으로 되돌려보자. 352쪽, 1만9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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