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는 조광래 사장 체제 이후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등에 힘입어 전국적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특히 잦은 감독 교체 행태와 '세드가'(세징야+에드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등은 팀이 한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잦은 감독 교체
'야구는 투수 놀음, 축구는 감독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축구에서 절대적인 감독의 비중을 빗댄 표현이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어떤 움직임과 전술을 요구하고 훈련시키느냐에 따라 팀 색깔과 전력이 확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구FC의 잦은 감독 교체는 분명히 곱씹어봐야 할 문제이다. 조 사장이 2014년 당시 신임 단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구는 지금껏 모두 7명의 감독이 거쳐갔다. 특히 역대 감독 중에 시즌이 한창인 때 팀을 떠나고 급하게 대행을 맡은 수석코치가 감독을 맡는 경우가 절반 이상인 4차례나 됐다.
2014년 대구가 2부 리그로 강등이 확정된 직후 당시 사령탑을 맡고 있던 최덕주 감독(7대)이 팀을 떠난 이후 ▷8대 감독 이영진(2014년 11월~2016년 8월) ▷대행 후 9대 감독 손현준(2016년 8월~2017년 5월) ▷대행 후 10대 감독 안드레(2017년 5월~2020년 1월) ▷대행 후 11대 감독 이병근(2020년 1월~2021년 12월) ▷12대 감독 가마(2021년 12월~2022년 8월) ▷대행 후 13대 감독 최원권(2022년 8월~2024년 4월)이 대구를 거쳐갔다.
이렇듯 잦은 감독 교체는 여러가지 면에서 팀에 악영향를 끼친다는 지적이다. 부임한 감독이 자신의 축구 색깔을 팀에 의해 구현하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감독의 수명이 짧다보니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구단과 철학을 같이 할 수 있는 감독을 선발하는 것이 정석인데, 급하게 감독 선임 절차를 밟다보니 구단과 마찰을 빚거나 단기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곧바로 교체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해외 전지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동행하는 것도 감독 입장에서 큰 부담"이라며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을 제대로 못 펼친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감독 선임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에서 역량있는 후보군을 모니터링 및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드가'에 편향된 전력
대구가 가까스로 K리그1 잔류가 확정된 뒤 '세징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 만큼 세징야는 대구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16년 대구에 입단해 매년 자신의 몫 이상을 해줬다. 올 시즌에도 초반 부상으로 인한 부진을 극복하고 11득점 8도움으로 팀 내에서 압도적인 공격포인트 1위다. 에드가 또한 5득점 1도움으로 건제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 이들의 득점 기여도는 대구 공격의 70% 이상이다. 하물며 세징야가 크로스를 하면 에드가가 헤더로 골을 터뜨리는 이른바 '세드가 공식'까지 회자될 정도다.
그러나 이런 극심한 의존도는 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또는 상대팀의 철벽수비 등으로 출전을 못하거나 부진할 때는 여지없이 팀이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코칭 스태프 또한 평소 이들에게 공격 패턴이 치우치다보니 이들의 부재 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올 시즌 내내 이들이 출전을 못하거나 부진할 때 제대로 된 공격 루트를 만들지 못한 채 속절없이 패하는 경기가 적잖았다. 89년생 세징야와 87년생의 에드가가 이제 30대 중반을 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해줄지도 의문이다. 이는 시급히 대체 공격 자원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축구계의 또 다른 인사는 "대구는 '세징야'에게 사실상 10년 가까이 의존해왔다. 세징야가 정말 팀이 필요할 때 해주는 걸출한 스타선수이긴 하지만, 너무 한 선수에게 의존하다보니 성적을 내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며 "구단과 코칭 스태프는 대체 자원을 발굴하고 키우는 데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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