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졸지에 '여행위험국가' 된 한국…英 여행경보 발령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이 '여행위험 국가'가 됐다.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4일 영국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고 밝혔다. 주한 영국대사관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영국 외교부 공지를 주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정부는 계엄령 해제 발표 이후에도 상황을 유동적으로 보고 시위 지역은 피하라고 권했다. 미 국무부는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며 "평화 시위도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비자 발급 등 영사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사관 직원의 재택근무도 확대한다.

주한 일본대사관 역시 "구체적인 조치는 알 수 없으나, 향후 발표에 유의해 달라"며 영사 차원에서 메일을 보냈다.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등은 주한 대사관 SNS를 통해 자국 교민들에게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침착함을 유지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고려해볼 것을 권했다. 또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는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집이나 머무는 곳에서 현지 정보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SNS에 공지를 올려 "우크라이나 시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한국에 계신 시민들은 지자체의 지침을 준수하고, 정치적 성격의 대규모 행사 참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국민들을 향해 "외출 시 신분증을 소지할 것을 권장한다"면서 "침착함을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관광 산업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날 "최첨단 고층 빌딩과 한옥 마을, 전통 찻집이 어우러진 서울 등은 해외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면서 "최근의 상황이 북한과의 긴장과 함께 관광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앞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함에 따라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비상계엄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주요국은 한국의 정국 불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여행경보를 해제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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