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각종 공무원 시험과 한국사검정능력시험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 강사는 현재도 메가공무원에서 한국사 강의를 이어오고 있는 스타강사다.
그런 전 씨가 최근 그 무대를 넓혀 다양한 강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이끌어주기 위해 공무원 준비생의 강사가 아니라 청년들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경산시 진량읍 소재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에 강연을 나선 전한길 강사를 만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대구대에서 강의를 하셨다. 몇 주 전에도 대구에 오셔서 강연을 했다. 특히 강연을 많이 하시는 이유가 있나.
▶2년 전에 우연히 사우나에서 중년의 남성분을 만났다. 그 분이 강을 떠나서 바다로 나오라고 하셨다. 유튜브로 내 모습을 다 봤다면서 우리나라 청년들이 다들 힘들어하고 혼란스러워 하니까 공무원 준비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청년들의 선생님이 돼달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외부 강연의 시작이 됐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선생님이 돼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특히 대구에 많이 오시는 것 같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태어난 곳을 사랑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다. 바꿀 수 없는 내 조건을 사랑하려는 마음이 크다. 대구에 대한 애착심이 크고 이 지역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경산고를 나오고 경북대 학사, 석사를 나오셨다. 학창시절 공부에 재능이 있는 편이셨나.
▶전한길 공부법이라고 한창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6시간, 세 끼니 먹는 시간 각각 1시간씩 빼면 15시간이 남는다. 15시간을 의자에 엉덩이 딱 붙이고 순수하게 공부만 한다. 이렇게하면 안 될 수가 없다. 그 정도 공부 안 하면 때려치워야 한다. 학창시절 나는 아주 가난했다. 어머니가 겨울만 되면 각종 채소들을 방천시장 등에 나가 파셨다. 지금 시장에 계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바로 내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가난을 극복할 방법이 공부밖에 없었다. 그러니 15시간을 공부만 죽어라 한 거다.
-학원 강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원래 선생님이 꿈이셨던 건가.
▶여행을 좋아해서 경북대 지리학과에 진학했다. 근데 안 맞더라. 사회과목 교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로 학원 강사를 했다. 대구 유신학원에 나갔었는데 인기가 많았다. 대구경북에서 통합사회를 가르치는 강사가 나 하나뿐이어서 일타강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유신학원도 인수했는데 결국 잘 안 돼서 25억 빚더미에 앉으셨다.
▶2003년 11월에 유신학원 이사장이 됐다. 그런데 교육과정 개편으로 2004년부터 수능에 EBS 반영률이 70%가 됐고 사교육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수강생이 1/10로 줄었다.
-사교육 강사로서 요즘 교육 체계나 대학 진학 풍토 전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사교육비에 쓰는 돈이 가장 높다. 교육열이 높은 국가다. 그래서 문맹률도 가장 낮다.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본다. 다만 영어, 수학 중심의 수능체제에 반대한다. 대학을 가는 이유가 뭔가. 대학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대학이 목적이나 목표가 돼버렸다. 당연히 대학 진학에 유리한 과목만 공부할 수밖에 없다. 음악, 체육은 고사하고 사회, 과학도 선택적으로 공부한다. 과목 이기주의를 양산하고 있는데 이게 바른 교육 체제라고 할 수 있나. 영, 수 중심의 수능체제를 바꾸면 공교육도 살아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 서열화도 뿌리 뽑아야 한다. 대학 서열화가 지방 소멸을 낳기까지 하고 있다. 지방국립대는 지방국립대라는 간판을 없애고 모두 서울대라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경북대라고 한다면 서울대학교 대구캠퍼스 같은 식이다.
-수능강사를 하다가 공무원 강사로 전향을 했다. 유튜브에 '전한길 흑화' 영상이 굉장히 인기가 많다. 강사 초반에는 상냥하다가 8년만에 급변해서 '제대로 안 할 거면 때려 치워라'하고 소리를 지르시더라.
▶수능 때는 상냥했다. 어린 학생들이니까 어르고 달래야 한다. 욕을 하고 쓴소리를 삼가지 않았던 것이 공무원 강사를 하면서부터다. 공무원 시험 응시는 성인이 하지 않나. 취업을 못한 성인이다. 어르고 달랠 상황이 아니다. 다 커서 부모님 손 벌리면서 취업준비하는 거 아닌가. 대충하는 수험생들 보면 화가 난다. '부모님 생각해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안 할 수가 없다.
-욕도 하시고 화도 내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수험생들이 열광하는 이 아이러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내 마음속에 있는 진정성, 진심어린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 표현은 거칠게 하지만 결국에는 누구보다 수험생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에 좋아해준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생님이란 뭘까.
▶지도자가 가져야할 마인드 중 하나는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해지는 것'이다. 선생님이 진짜 필요한 학생은 공부 못하는 학생이다. 집안 힘들고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선생님이 필요하고, 선생님들은 그런 친구들에게 더 큰 애정을 쏟아야 한다. 공부 잘하고 상황이 괜찮은 친구들은 가만히 나둬도 잘한다. 선생님의 눈길과 손길이 진정으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시간을 더 쏟아야 하는 법이다.
-공무원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장래희망 1순위가 공무원이기까지 했다. 당시에도 교육 현장에 계셨는데, 그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어떤가.
▶IMF 이후로 직장 선호도 1위가 공무원이었다. 국가직 기준으로 경쟁률만 100대 1이었다. 서울 노량진 컵밥 거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지금은 1/5 토막이 났다. 지금은 22대 1정도의 경쟁률이다.
-지금은 젊은 공무원들의 탈출러쉬가 지자체의 고민 중 하나가 되기까지 했다.
▶공무원 사회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 경직된 문화, 민원인 갑질, 낮은 급여 등 처우개선 문제가 시급하다. 그 다음 정신적인 문제도 스스로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무원 강의도 많이 다니는데 갈 때마다 '타 직장과 비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 직업의 장점을 보려고 애쓸 필요도 있다. 공무원이라는 것도 결국 수단이다. 더 나은 삶,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 아닌가. 그걸 생각해야 한다.
-'이십춘기'란 말이 있다. 26-29세 때 20대 중후반들이 겪는 제2의 사춘기를 의미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의 쓴맛을 맛보는 시기라 혼란스러워 하는 청년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 놓인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과 비교하면서 더 큰 혼란을 겪게 되는 것 같다. '아모르 파티'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미 벌어진 상황, 조건은 되돌릴 수 없으니 후회하고 낙심하는 건 무용하다. 만약 내가 오늘 교통사고를 당해서 장애를 입게 된다고 치자. 장애를 입은 것은 돌이킬 수 없다. 이 장애를 가진 상태에서 내가 어떤 최선을 다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마인들을 가져야 한다.
-머리로는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자꾸 후회가 들고 낙심하는 청년들도 있는데.
▶맞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그런 발전적인 방식의 사고회로를 끊임없이 주입해야 한다. 반복해서 습관화를 시켜야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사고하는 근육이 생기는 거다. 공부든 행복이든 성공이든 습관이 중요하고 습관화가 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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