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해제로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도 가중되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던 기업들은 이번 사태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 수출기업들 악영향 우려
4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대구경북 수출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치솟았던 환율이 차츰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계엄 선포로 환율이 다시 뛰었다.
대구지역 차부품사 A사 대표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가뜩이나 힘든데 불안 요소가 더 많아졌다"면서 "고환율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부터 무역 환경이 녹록지 않은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가공식품 제조업체 B사 관계자는 "식품 수출은 대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하다. K푸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수출도 활기를 띄고 있던 차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도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지만, 향후 재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계엄이 단시간에 철회됐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오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고 간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해제가 한국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아직 특별한 사항은 없지만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 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뜬눈으로 밤 지새운 기업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밤사이에 긴박하게 전개된 상황을 파악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샌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주요 경영진 회의를 개최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도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고객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여의도에 사옥이 있는 LG는 이날 새벽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사옥)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도 관련 부서에서 금융시장 동향 등을 점검했고, HD현대는 이날 오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향후 발생 가능한 경제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각사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부 기업 고위 임원들은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급하게 사무실로 돌아와 생중계 등을 지켜보며 향후 미칠 파장 등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금융시장의 대외 신임도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며 "정치가 경제에 이렇게 영향을 주면 안 되는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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