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건물이 이래도 되나요?"…대구 서구 비원뮤직홀에 쏟아진 구의회 질타  

골목길에 설치된 소방진입창 등 소방규정 위반에 부실공사 정황
서구청 "준공 전까지 최대한 보완"

대구 서구 비원뮤직홀 별관 증축 현장 모습. 소방차 진입로나 공터에 있어야 할 소방진입창이 비좁은 골목길에 설치된 모습이다. 남정운 기자
대구 서구 비원뮤직홀 별관 증축 현장 모습. 소방차 진입로나 공터에 있어야 할 소방진입창이 비좁은 골목길에 설치된 모습이다. 남정운 기자

대구 서구의 비원뮤직홀에 별관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부실공사와 건축·소방규정 위반 정황이 다수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서구청 도시재생과를 대상으로 진행한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비원뮤직홀의 설계와 시공, 운영 문제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비원뮤직홀은 지난 2022년 10월 서구청이 도시재생사업 중 지은 문화예술회관으로 사업비 약 9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별관 명목으로 뮤직홀 옆 부지를 추가 매입해 이달 중 준공을 목표로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서구의원들은 건물 증축 과정에서 허점이 다수 발견됐고, 건축·소방규정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 서구의원은 비원뮤직홀이 민간 건물이었으면 오히려 구청이 시정 명령을 내렸어야 할 상황이라며 구청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비원뮤직홀을 다녀온 결과 증축 중인 별관 경사 진입로와 담장은 본관의 필로티 구조 아래를 침범하고 가로막은 채 본관 일부 공간을 침범하고 있었다. 별관의 소방진입창은 '소방차 진입로 혹은 공터에 면해야 한다'는 규정이 무색하게 널찍한 주차장 대신 주택가 사이 비좁은 골목길에 들어서 있었다.

본관과 별관 전기시설을 잇기 위한 금속 파이프는 건물 옥상에 걸친 형태로 설치됐고 별관 외벽은 시멘트가 울퉁불퉁하게 굳은 위로 타일이 부착돼 있어 부실한 공사과정을 짐작케 했다.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물이 제대로 활용·관리되고 있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뮤직홀 준공 당시 외벽 등에 부착된 조명은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찌그러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주차장 앞에 마련된 본관 장애인 배려 출입구는 버튼을 눌러도 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구청은 건물 조성 과정의 지적사항을 인정하면서도 명백한 규정 위반 사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별관 증축 과정에서 생긴 여러 하자와 구조적 모순은 준공 전까지 최대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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