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엄령에 '가짜뉴스'로 불탄 소셜미디어·포털…온라인 생중계가 확산 막아

각종 소셜미디어, 비상계엄 관련 게시물 쏟아져
오픈 카톡방, 텔레그램 등으로 상황 공유하기도
"가짜뉴스 확산, 생중계가 막았다"

'가짜뉴스'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에 이르기까지, 각종 소셜미디어와 포털에선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단순히 상황을 전파하는 수준의 게시물에 현실을 왜곡, 확대재생산한 가짜뉴스가 뒤섞이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일부 포털 기능이 한 때 마비되기도 했다.

4일 오후 4시 기준 엑스(X, 옛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를 보면 '비상계엄'과 관련된 게시물은 약 91만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국회의원(20만3천개), 윤석열 대통령(18만3천개), 대통령실(9만4천개) 등 계엄령에 연관된 단어들이 순위권에 올랐다.

구글 실시간 트렌드에서도 '계엄령'이 총 검색량 200만회 이상으로, 약 18시간째 검색량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밤 뉴스와 카페 페이지의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일부 기능이 마비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카카오톡에는 '윤석열', '계엄', '비상' 등을 해시태그로 내건 비상계엄 관련한 오픈 채팅방이 다수 개설됐다.

누리꾼들의 소통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확산했다. '오후 11시부터 통행이 금지되고 불시검문이 가능해진다'는 뉴스 특보 화면이나, 도로 위를 달리는 장갑차 사진들이 온라인상을 떠돌았다. 이 외에도 '오후 11시 이후 통행하면 체포', '내일 휴교령' 등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올라와 시민 혼란을 더했다.

누리꾼들은 계엄 선포 직후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텔레그램 등을 활용해 계엄령에 관한 각종 정보를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누리꾼이 텔레그램에 새로 가입하거나 가입을 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해외에 서버를 둔 만큼, 계엄 상황서도 소통이 단절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서다.

이른바 '팩트체크'를 위해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장갑차 사진 속 편의점이 올해 초 한국에서 철수한 브랜드라거나, 나뭇잎이 계절에 맞지 않은 상태인 점을 들어 해당 사진들을 가짜로 판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언론사와 유튜버들이 국회 현장을 생중계한 점이 가짜뉴스 확산을 어느 정도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짜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이 라이브 방송 상황과 이를 비교함으로써, 현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짜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이 사실 확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빠르고 넓게 퍼진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부터 국회 소집, 계엄 해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생중계됐다. 쉽게 사실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가짜뉴스가 끼어들 공간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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