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 담장이 1.2m 낮아진다. 사직구장 담은수많은 홈런 타구를 집어삼켜 타자들로부터 '통곡의 벽'으로 불린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래 4.8m였던 사직구장 펜스는 전임 성민규 단장 재임기인 2022년 시즌을 앞두고 6m로 높아졌다.
당시 롯데는 홈런을 칠 타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땅볼 유도에 능한 투수 위주로 마운드를 꾸린 뒤 이를 극대화할 방안으로 좀처럼 홈런이 나오기 힘든 구장을 만들었다.
높아진 펜스는 성 전 단장의 이름을 따 '성담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른바 '성담장'은 홈런을 억제하는 효과만큼은 확실했다.
사직구장의 홈런은 2021년 123개에서 2022년 76개로 38.2%나 급감했다.
홈팀 롯데의 홈런 득실 지표도 좋아졌다.
'성담장'을 설치하기 전, 롯데는 51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고 72개를 내줬다.
홈런 마진이 마이너스(-) 21개였다.
외야 담을 6m로 올린 2022년에는 사직구장의 롯데 홈런 36개, 방문팀 홈런 40개로 마진이 마이너스 4로 줄었다.
그리고 2023년은 36개의 팀 홈런과 27개의 팀 홈런 허용으로 7개의 홈런 흑자를 봤다.
올해는 롯데 타자가 홈런 49개를 때리고, 투수진은 49개를 내줘 동수를 이뤘다.
'성담장'은 홈런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났지만, 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롯데는 2022년 8위, 2023년과 2024년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내년 담 높이를 낮추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팬들의 관람권 보장이다. 펜스를 1.2m 높이면서 외야 일부 좌석은 펜스 철망 때문에 경기가 잘 보이지 않았다.
두번째는 타선 체질 개선으로 젊은 중장거리 타자가 팀에 늘어나면서 이들의 장타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향이기도 하다.
올 시즌 롯데는 손호영(18홈런), 전준우(17홈런), 빅터 레이예스(15홈런), 고승민, 윤동희(이상 14홈런) 5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담을 올린 뒤 전력에 득실 여부를 따지기는 표본이 많지 않았다. 뚜렷한 경향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도 "윤동희나 고승민, 나승엽까지 젊은 타자들이 성장했으니 이들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을 다시 낮추는 것에 김태형 롯데 감독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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