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 육성의 요람인 경산시에 대규모 교통망 증설이 예정돼 있어 '잠들지 않는 대학 도시'로서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의 어려운 현실도 감지되고 있으나, 경산시는 '관내 대학의 현실이 지역의 미래'라는 생각을 갖고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시철도 3호선 연장 등 신설될 교통망이 광역 스쿨버스 성격을 띌 것으로 보여 학생들의 통학 편의성은 한층 높아질 예정이다.
◆전국 최대 대학 도시
경산에 있는 대학은 총 10개(4년제 7개, 2년제 3개), 부설 연구소만 해도 134개에 이른다. 대학생과 교직원 등은 9만3천여명으로 웬만한 기초자치단체 규모다. 60여개국의 해외 유학생 8천여명도 경산에 몰려 있다. 경산시의 평균 연령은 45.6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도시 중의 한 곳으로 꼽힌다.
경산의 대학촌은 잠들지 않는다. 대학 도서관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학생들로 붐비고 있고, 수많은 대학 연구소가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한다.
대학 관련 인구 비율은 경산시 전체 인구 28만여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경산의 대학가에는 3만5천여명의 상인까지 운집해 거대한 대학촌이 조성됐다. 대학 구성원들이 경산에서 한 달에 50만원씩을 쓴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연간 약 6천억원에 달한다. 지역대학 출신 대학생들에 의한 홍보와 관내 기업체에 대한 원활한 인력 수급, 대학 연구소의 지역 기업체 지원 사업 등 간접 효과도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학령 인구의 감소로 경산시 소재 대학의 신입생 충원이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이 문을 닫는다', '벚꽃 피는 순서가 아니라 전국 동시다발로 대학이 폐교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지방자치와 지방화 시대에 지역 발전을 이끄는 주체로서의 지역 대학 역할과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 소외와 낙후가 심화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방자치단체나 대학이 언제까지나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지원하던 시대는 지났기에 지역 스스로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경산의 현실이 우리 교육의 미래
경산시는 '명품 교육도시 경산'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대학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경북도내 처음으로 도전한 '대학 전담팀' 신설이다. 지역 대학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한 전담부서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문 소통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각 대학은 경산시와의 연계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개별 부서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번 대학팀 신설 이후 소통·협력 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해묵은 번거로움이 해소됐다.
학생들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 지원사업'도 성과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식대 5천원 중 학생이 1천원을 내면 정부가 2천원, 지자체가 1천원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건강한 쌀 소비문화 촉진에도 기여한다. 현재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등 5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혜 대상은 8만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대구한의대가 2024년 글로컬대학 공모에 최종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정에 앞서 경산시는 대학-기업체-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민관협력추진단을 운영하면서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의 구체화 단계부터 최종 대면평가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지원했다. 이로써 라이프케어 산업과 기능성 소재 산업, 화장품 및 재활의료기기와 관련해 지역에서 양성된 우수 인재가 관내에서 취업하고 정주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경산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유휴공간 활용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교육부 주관 '대학 내 산학연협력단지 조성 사업' 공모에 대구한의대가 도내 유일하게 선정되는데 기여했다.
◆교통망 증설로 '거대 스쿨버스' 생겨
교통망 증설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편리하게 캠퍼스에 왕래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통학 시간도 단축시켜 학생들의 생활 및 학업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오는 21일 개통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경산시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을 통해 하양읍(대구가톨릭대, 경일대, 호산대)과 진량읍(대구대, 영남신학대) 소재 대학의 학생 및 교직원의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또 타 지역 학생들의 경산시 유입을 유도하면서 경산 소재 대학들의 학생 유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은 경산 북부 지역의 경제적, 교육적, 환경적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산시와 대학이 이 기회를 활용해 더욱 긴밀히 협력한다면, 상호 간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개통을 코 앞에 둔 대경선도 경산시의 학령 인구 유입 증가에 호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대구와 칠곡을 관통해 구미까지 이어진 대경선을 통해 경산시 대학의 유효 입학권이 경북 북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산은 또 남천 ~ 남산 우회도로 건설과 남산 ~ 하양 건설 우회도로 사업이 완공되면 시내 남북 관통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특히 남천 하이패스IC 설치되면 고속도로 접근성도 높아진다. 이같은 육로 통행 여건 확대와 철로 개설 작업은 결국 학생들의 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교육 도시로서의 역할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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