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폭주가 심각함을 국민께 알리려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가 군사독재시대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견디기 힘든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고 민주주의 체제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들은 황당함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 국민에게 이번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배경에 대한 소상한 설명과 함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현실인식에 대한 상당한 차이가 있고 윤 대통령이 아직까지 평상심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면직하고 후임 장관을 임명한 5일 오전 인사 발표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준비한 인선자료를 읽었다.
브리핑 직후 취재진이 질의응답을 요구했지만 정 실장은 대답 없이 그대로 등을 돌려 단상 뒤 문으로 사라졌다. 평소 넉넉하게 정국 현안에 대한 배경을 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틀이 지났지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함구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직원이 언론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접촉하더라도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이번 계엄파동에 대한 대통령실 대응과 관련해 "정국흐름을 조금 더 지켜봐야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금은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몸을 낮추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추가 입장발표와 관련해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5일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사과·입장 발표 등 추가 담화가 없다고 밝혔다.
참모진들을 중심으로 지금은 시간이 약이라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대국민사과 메시지를 내놓았다가는 국민감정을 더욱 자극할 수 있고 자세를 한껏 낮추더라도 '탄핵 방지용'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야당의 정치공세가 아니라 여론의 추이를 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초지종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서두르기보다 신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금도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국민 설명과 사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에서도 윤 대통령의 추가 입장 발표는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윤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가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섬세하지 못 한 대국민 메시지는 여권에 더욱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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