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생회, 본관 점거 농성 종료…"학교가 불법행위로 규정"

"대학본부서 본관점거 불법으로 규정, 더 이상 진행 어려워"
총학생회장 포함 21명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
"100억원도 우습다"는 동덕여대 복구 비용은 누가 내나

동덕여대. 연합뉴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캠퍼스 본관 건물 점거 농성을 중단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4일 오후 12시 입장문을 통해 "대학본부에서 본관점거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본관을 더 이상 점거하기 어렵다"며 "금일 새벽까지 진행된 본관 점거를 해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부터 본관 건물 점거 농성을 진행한 지 23일 만이다.

총학은 그러면서 본부 측과 면담을 진행하고 요구 사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그동안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이 아닌 '철회'하라"고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 학교 측과 총학이 수차례 면담하며 협상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였지만, 총학생회는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지난달 25일 면담 이후에는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완전히 철회하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총학이 갑작스럽게 본관 점거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은 학교 측에서 취한 형사 조치가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학교 측은 서울북부지법에 본관 점거 관련 가처분소송을 냈고, 총학생회장을 포함해 학생 21명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학생들은 공동재물손괴, 공동건조물침입,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등 6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에서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면서 이른바 '동덕여대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동덕여대 사태'는 지난달 7일 학교 측이 공학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총학 공지를 통해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은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캠퍼스 곳곳에 래커 낙서를 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면서 학교 측과 형사 처벌을 놓고 대치해왔다.

다만, 동덕여대 학생들이 시위 과정에서 남긴 래커칠 등 훼손된 학교를 복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학교 측은 지난달 학교를 복구하기 위해 최대 54억여원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최근 그 금액은 100억이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특수청소 업체를 운영하는 사촌 형의 말을 대신 전하며, "기존 54억 견적은 학생들이 시위 당일날 그만두고 바로 다음 날 청소 들어간다는 전제하에서 나온 견적이고 이젠 100억도 우습게 나오는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