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국회 해제에 이어지고 있는 '후폭풍' 정국이 조기 대선으로 급히 진전될 가능성을 강하게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권 잠룡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붙어 '민심'은 이겼지만 '당심'에서 져 합산 스코어상 패배했던 과거를 지지자가 거론하자 즉각 응답했다.
▶홍준표 시장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 꿈'에는 6일 오후 3시 전후쯤 '준표형, 다시 한번 꺼내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선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가리켰다. 여기서 윤석열 후보가 1위를 차지, 2위 홍준표 후보를 물리치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다.
이때 자료를 제시한 글쓴이는 "작금의 사태는 우리나라 국민들, 국민의힘 당원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당원 50%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 50% 여론조사로 치러진 대선 경선에서 '당원' 부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겼지만 '국민' 부문은 홍준표 시장이 이겼다.
자세히 살펴보면, 당원 50% 부문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57.77%로 1위를 차지했고(홍준표 34.80%로 2위), 국민 50% 부문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48.21%로 1위를 차지했다(윤석열 37.94%로 2위).
그런데 두 부문 합산에서 윤석열 후보가 47.85%를 기록, 홍준표 후보가 41.50%로 뒤졌던 것이다.
▶글쓴이가 제시한 자료는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수치가 다른 자료이기는 한데, 이 중 '민심'을 윤석열 후보보다 더 많이 얻었던 수치를 가리킨듯 홍준표 시장은 "국민여론조사(수치)가 틀렸네요. 10% 이상 차이였습니다"라고 적었다.
▶홍준표 시장은 이번 사태 발생 당시였던 3일 밤과 국회 해제 의결이 나온 4일 새벽에는 수면 중이었는지 다른 일부 정치인 등과 달리 페이스북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고, 4일 오전 8시 2분쯤 관련 첫 입장을 담은 페이스북 글을 올려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 중의 해프닝 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잘 수습하시길 바란다"고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를 다소 두둔하는 뉘앙스도 읽히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후 관련 글을 페이스북에 써 오다 어제(5일) 오후 2시 9분쯤과 오늘(6일) 오전 9시 45분쯤에 쓴 글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두 용병'이라고 지칭, "철부지 용병에게 사태 수습을 맡길 수 있겠나?" "당 꼬라지하고는" "용병 두 사람이 국사가 아닌 개인적인 감정을 이유로 저지르고 있는 반목이 나라를 뒤흔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속히 대국민 사과를 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해 책임총리에게 내정 일체를 맡기고 임기단축 개헌을 선언하시기 바란다"고 꽤 달라진 태세를 보였다.
여기서 언급한 임기단축 개헌은 현재로서는 2년여 뒤인 2027년 3월 3일로 예정된 21대 대통령 선거를 무조건 앞당기는 맥락이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상 5년 단임인 대통령 임기를 헌법 개정을 통해 1년 또는 2년 단축하는 안이 그간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돼왔다.
또 '책임총리제'는 홍준표 시장은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공통되게 언급하고 있는 대책이다. 책임총리 역시 차기 대권 도전자가 거치고 싶어하는 자리일 수 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정계 입문 전임에도 체급을 높인 게 그 효과를 떠올릴 수 있는 유사 사례인 셈.
홍준표 시장은 이같은 페이스북 글을 써온 데 이어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요청으로 긴급 회동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같은날(6일) 오후 3시 전후쯤 청년의꿈에 올라온 여러 질문글 가운데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의 '석패(惜敗, 아깝게 짐)'를 다룬 글이 올라오자마자 답글을 단 상황이다.
청년의꿈은 보통 질문글이 올라오고 수시간 뒤(가령 퇴근 후나 주말 등) 홍준표 시장이 답글을 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인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질문글 업로드와 답글 작성의 타이밍이 긴밀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은 야권에서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이번 사태 발생 직후 체류 중이던 독일에서 급히 귀국하는 등 촉각을 세우며 판을 형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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