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추진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특검법의 재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진보와 보수 진영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맞불집회를 벌였다.
진보 진영에서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보수 진영에서는 '탄핵 저지'를 내걸며 결집하면서 국회 앞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12·3 비상계엄 사태' 나흘째인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이들은 '3개월도 너무 길다',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서 "윤석열 퇴진", "윤석열 체포"라고 외쳤다.
집회 3시간 30분을 앞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석열아 어서가자, 니 각시도 데리고 가. 명태균 박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던 김용궁(68) 씨는 "당진에서 2시간이 걸려 집회에 참석했다"며 "나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계엄령 사태로 보수 쪽은 박근혜 탄핵 정국 때보다 더 심하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5살과 7살 손주를 데려온 김모(54) 씨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팻말을 손주들에게 들게 한 뒤 구호를 연습하고 있었다. 김씨는 "역사적 현장을 보여주고 가르쳐주기 위해 데려왔다"며 "비상계엄 뉴스를 보고 너무 불안해 잠을 도무지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유모차에 3살 딸을 태워 온 이모(35) 씨는 "윤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며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될 때까지 현장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1분 남짓한 거리 바로 앞 대로변에는 자유대한호국단 등 시민단체가 주최한 퇴진 저지 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위헌적 탄핵 반대!', '한동훈은 제2의 김무성', '살모사 한동훈은 사퇴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 단상 위 현수막에는 '8년 전 탄핵 사태 되풀이 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없다. 누가 제2의 김무성, 유승민인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모 전 KBS 기자는 단상 위에 올라가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표가 있으니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가 아니다"며 "국민의힘 당 대표라는 자가 방첩사령부 요원들의 대한민국의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 구금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된다고 한다. 즉 바로 내일 있을 탄핵 투표에 친한계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탄핵하겠다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한 김건모(60) 씨는 "한동훈 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파 성향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입장을 같이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다"며 "제2 김무성, 유승민보다 더한 자"라고 했다. 이어 "평생을 같이 해온 윤 대통령을 배신하고 나라를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시판X 한동훈과 일가족을 구속하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던 이모(43) 씨는 "탄핵에 동조하는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힘에 필요 없다"며 "야당보다 더하다"고 했다. 이 씨는 "계엄령 해제 표결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걱정된다"며 "이탈표 8표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때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다는 얘기가 여의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알려지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진보단체가 보수 단체를 향해 "악마", "쓰레기"라고 외치자 국회 정문 앞 횡단보도 양쪽에 펜스를 길게 설치한 경찰이 이를 말렸다. 이에 A씨는 "저들은 엄연히 내란 동조를 하고 있는데 왜 내 입을 막느냐"며 "저들을 보호해주는 거냐. 경찰 맞느냐. 다툴 때 제지하라"고 경찰에게 항의했다.
대통령실은 오후 3시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하는 일정이 없다고 알렸다. 그제서야 집회 참가자들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예정된 오는 7일 서울 도심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서 '정권 퇴진 3차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촛불행동도 같은 시간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한 뒤 국민의힘 당사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한다. 예상 참석 인원은 3천 명이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역시 MBC는 못믿겠다…중요 발언 편파적 편집"
尹 대통령 지지율 51%…탄핵 소추 이후 첫 과반 돌파
[단독] 문형배 탄핵안 발의, 국회 심사 시작됐다 [영상]
헌재 "최 대행, 헌법소원 인용시 안 따르면 헌법·법률 위반"
대통령실 前 행정관 "홍장원, 대북공작금 횡령 의혹부터 해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