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7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부결된 것에 대해 "참으로 다행"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책임총리제와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 특히 임기 단축 개헌에 대해선 2026년 6월 3일 예정된 9회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이때 21대 대선을 같이 치르라고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밝혔다.
▶대선 실시 시점을 구체적으로 지목한 건, 대권 잠룡이기도 한 홍준표 시장이 자신의 등판, 즉 대권 도전 시기를 구체적으로 가리킨 셈인지 시선이 향하는 부분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51세)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60세), 오세훈 서울시장(63세) 등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 꽤 고령의 나이(71세)인 걸 감안하면 다음 대선 날짜는 최대한 앞당기면 좋은 항목인 셈.
아울러 조기에 찾아온 '레임덕'마저 패싱하고 '식물 대통령' '바지사장' 같은 시쳇말로도 부를 수 있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을 분할할 책임총리는 짧은 기간이라도 그 존재감 만으로 차기 대권 도전 티켓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시장은 책임총리제 도입을 요구하며 누가 적합한 인물인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무위원, 국회의원, 장외 인사 모두 후보군이 될 수 있는데, 과거 문재인 정부 초기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국무총리로 발탁된 바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 구심점 형성을 위해 TK(대구경북)를 비롯한 영남권 유력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때 홍준표 시장 자신도 후보군에 들 수 있는 셈이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9시 20분을 넘겨 부결 결과가 확정되고 2시간정도 뒤인 오후 11시 16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탄핵이 부결된 건 참으로 다행"이라며 "또다시 헌정중단을 겪으면 이 나라는 침몰한다"고 국가 차원의 위기 극복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내각 전면 쇄신과 대통령실 전면 쇄신에 박차를 기해 주시고, 책임총리에게 내정을 맡기고 외교와 국방에만 전념해 주시라"고 주문했다.
책임총리제 도입은 앞서 홍준표 시장 개인은 물론 지난 6일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에서도 언급한 내용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전쟁, 북핵 위협, 트럼프 2기 대책 등 막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외교와 국방에만 전념하길 바라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은 "약속하신 임기 단축 개헌 추진도 아울러 하시라"며 "선거 주기가 맞지 않아 혼선이 있는 현행 헌법을 개정해 내후년(2026년) 지방선거(6월 3일) 때 대선도 같이 치를 수 있도록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개헌 추진을 하시라"고 요구했다.
이 경우 2027년 3월 3일로 예정됐던 21대 대선이 9개월 앞당겨지는 맥락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대통령직을 더 수행하라고 한 게 된다.
그는 "당도 합심해 이러한 국가 쇄신에 주력해 주시길 바란다"며 "더이상 사욕을 앞세워 분파 행동을 하면 당원과 국민들이 일어선다"고 조언했다.
홍준표 시장은 글 말미에서 "탄핵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당 대표와 대통령의 불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보다는 尹韓(윤한)갈등(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에 돌렸다.
그는 "당정이 화합해야 국정 동력이 생긴다는 걸 유념해 주시길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홍준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국회의 해제 의결 등 일련의 사태가 발생한 후인 4일 오전 8시 2분쯤 페이스북으로 첫 반응을 보였는데 "충정은 이해하나 해프닝이었다"고 비교적 너그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랬던 게 5~7일엔 '텐션'을 높여 두 사람(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을 '두 용병'으로 지칭, "철부지 용병에게 사태 수습을 맡길 수 있겠나?" "당 꼬라지하고는" "용병 두 사람이 국사가 아닌 개인적인 감정을 이유로 저지르고 있는 반목이 나라를 뒤흔든다" "용병 한 사람(윤석열 대통령)은 위험한 병정놀이를 했고 또 하나의 용병(한동훈 대표)은 그걸 미끼삼아 사감(私感)으로 탄핵놀이를 하고 있다" 등 비속어까지 써 가며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댓글 많은 뉴스
[계엄 두 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다른 尹 지지율
홍준표 "역시 MBC는 못믿겠다…중요 발언 편파적 편집"
이준석 "케네디, 오바마도 40대에 대통령"…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
尹 대통령 지지율 51%…탄핵 소추 이후 첫 과반 돌파
[단독] 문형배 탄핵안 발의, 국회 심사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