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마감 세일'이 고물가 시대 노하우로 자리 잡고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대형마트,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판매가 대비 최대 93%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무 63%, 호박 43% 뛰어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40(2020년=100)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올해 4월부터 2%에 머무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며 안정화됐으나, 여전히 오르고 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1.0% 오르며 전체 물가 0.08%포인트(p)를 상승시켰다. 특히 채소류 물가가 10.4% 뛰었다. 전체 물가 0.15%p를 끌어올렸다. 이는 9월(11.5%), 10월(15.6%)에 이어 석 달 연속 10%대 인상이다. 품목별로는 ▷무(62.5%) ▷호박(42.9%) ▷오이(27.6%) 등의 가격 상승이 뚜렷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여름철 고온 현상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이 올랐던 영향이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대형마트도 '마감런' 후끈
가성비가 좋은 '마감 할인' 행사가 인기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소비기한 임박 상품의 구매 고객 수가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2배로 증가했다. 11번가는 이달부터 '임박마켓'도 운영한다.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 필요한 경우 빠르게 소진 가능한 제품으로 구성했다. 잔여 소비 기한(제조일로부터 소비기한까지) 30% 이내 품목을 최소 30% 싸게 판매한다.
쿠팡도 와우회원 전용 로켓프레시에서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할인한 가격(20~50%)에 판매하는 '마감세일특가'를 마련했다. 유통기한 임박 제품만 모아 판매하는 '라스트오더'도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저가를 보장하며 최저가가 아닐 경우 200% 보상을 원칙으로 내걸었다. 정상판매가 대비 최대 90% 이상 저렴하다.
대형마트 마감 세일이나 수시로 진행하는 타임세일도 인기다. 보통 오후 7시 이후 시작하는 대형마트 마감 할인은 정상가보다 10~4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특히 델리 코너 제품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다 보니 마감 시간이 임박하면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를 진행한다. 또 일부 매장에선 물량 조절을 위해 타임세일을 수시로 열기도 한다.
대구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기나 회 종류 등 당일 판매하지 않으면 제품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는 제품을 위주로 대폭 할인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유통기한 임박 상품 판매…환경보호는 덤
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매출 1위인 GS25는 최근 1년 동안 '마감 할인' 상품 매출이 5.3배가량 신장했다.
GS25 마감 할인은 모바일 앱 '우리동네GS'에서 받을 수 있다. 품목은 소비기한이 임박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김밥, 주먹밥 등으로 최대 45% 저렴하게 판매한다. GS25는 소비기한이 3시간 이하인 마감 할인 상품을 '우리동네GS' 앱에 자동으로 등록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마감 세일을 사용하는 연령 중 2030세대가 전체 72%(20대 38%, 30대 34%)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감 할인 이용 고객 중 1년 동안 총 522건을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마감 할인을 두 번 이상 이용한 고객도 50%에 이른다. 아울러 마감 할인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이후 GS25는 마감 할인 상품 누적 판매량이 올해 연말 50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수정 GS리테일 퀵커머스실 매니저는 "마감할인은 고객에게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경영주에게 추가 매출을 제공하며 폐기 상품을 줄여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착한 소비 상품"이라고 말했다.
업계 최초로 지난 2020년 2월에 라스트오더를 도입한 세븐일레븐도 주문액이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금까지 전국 1만3천여 점포에서 도시락, 삼각김밥, 유음료 등 34개 품목 7천종에 대해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세븐일레븐 라스트오더 누적 판매량은 450만개에 달한다. 특히 폐기물 지원금 절감액도 120억원(판매가 기준)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폐기하는 상품이 나오면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를 방지할 수 있다"며 "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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