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탄핵 무산에 "불확실성 확대"…원·달러 환율 1,500원대?

원·달러 환율 1주일 만에 1.44% 상승… 뚜렷한 약세
탄핵 표결 무산에 불확실성 지속, 원화가치 하락 전망
"환율 저항선은 1,500원선,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

엔/달러 환율이 약 2개월 반 만에 1달러당 150엔선을 넘었다. 엔화는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50.2엔 수준까지 올랐다. 사진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이 약 2개월 반 만에 1달러당 150엔선을 넘었다. 엔화는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50.2엔 수준까지 올랐다. 사진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가운데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탄핵 표결 부결'이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 지속 요인으로 해석되면서다.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 추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1,500원 수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 기준)은 지난 6일 1,414.9원으로, 지난달 29일 1,394.7원에서 1주일 만에 1.44%(20.2원) 상승했다. 이 기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0.87% 하락했고, 홍콩달러 환율(0.02%)과 대만달러 환율(0.40%)도 내림세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고관세 정책 예고 등의 여파로 경기부진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뚜렷한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지난 7일 오전 2시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직전 주간거래 종가 1,419.2원과 비교하면 3.8원 올랐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하기 전인 지난 4일 새벽에는 1,442.0원까지 뛰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이 불확실성 지속과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으로 원화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아다르쉬 신하 BoA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로 9일 장이 열리면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탄핵 실패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저항선은 1,500원선으로 판단된다. 국제적인 이슈가 터지면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로 수요가 쏠리는 만큼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과 함께 다시 떨어질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