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이후 처음 열린 정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430원을 터치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6.8원 오른 1,426.0원에 개장했고, 장 초반 1,430.0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에 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은 대통령 탄핵안 폐기를 불확실성 장기화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0% 오른 106.006으로 나타났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장 시작 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일명 'F4' 회의를 열고 필요 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이번 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 상단이 1,450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병연·강승원·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1,450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환율의 고점"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이어 "대내 정치 리스크와 연동한 단기 불확실성이 불가피하지만, 환율의 방향성을 바꿀 재료(요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연말·연초 및 내년 1분기에 불확실성 지속할 공산 커도 연간으로 보면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16∼2017년 탄핵 정국을 돌아봤을 때 해당 기간(약 4개월) 환율이 상승했지만, 이 현상의 배경이 주로 위안화 환율과 달러 지수였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금융 당국의 개입과 관련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 달 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500억달러로 확대했고 국민연금의 외화선조달 한도를 확대 시행 중이며 계엄 사태 이후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의지를 밝혀 추가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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