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계가 하이브리드차(HEV) 중심 수출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이 중국 전기차(BEV)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 다. 중국 업체는 국내 완성차 업체를 통해 출시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매개로 국내 시장도 공략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YD(비야디), SAIC(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부터 부과된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U 행정부 집행위원회는 반(反)보조금 조사를 통해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해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종 관세율을 최대 45.3%로 인상했지만, 하이브리드차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중국 하이브리드차 유럽 수출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올해 7∼10월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 대수는 6만5천8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에 반해 전기차 수출 비중은 62%에서 58%로 급감했다.
이같은 상황에 중국산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차량도 국내에 진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출시한 르노코리아 그랑콜레오스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프랑스 르노와 중국 지리자동차가 50대 50 비율로 합작한 '호스파워트레인'이 개발한 것이다. 지난 5월 말 쯤 공식 설립된 호스파워트레인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지리의 싱유에 L에 탑재된 동력계와 비슷하다.
KG모빌리티는 현재 BYD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 중이다. 개발 완료 후 내년 상반기 출시될 중형 SUV 토레스 하이브리드에 탑재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KG모빌리티는 최근 중국 체리자동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최근 BYD가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등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에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중견 업체들과 손잡은 움직임이 국내 시장 직접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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