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정체기를 맞은 2차전지 소재 기업의 반등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 K배터리 3사 점유율 10%대로 떨어지나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1∼10월 31.7%에서 3년 만에 20.2%까지 내려앉았다.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하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중국 기업은 자국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기간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합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p 하락한 45.6%로 집계됐다. 중국 CATL은 7.8%(76.6GWh)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위(26.4%)를 차지했고 LG에너지솔루션(25.9%)은 2위에 올랐다.

◆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관건
중국 기업이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터리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이다.
배터리 폼팩터(형태) 중 하나인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작년 연간 70.9%에서 올해 1∼10월 78.3%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삼성SDI에 이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형 배터리 후발주자지만, GM과의 공동 개발을 시작으로 고객 요구에 선택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SK온도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다수의 OEM과 논의 중이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지난 6월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LFP 배터리는 한국 기업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해 캐즘 장기화로 보급형 전기차에 눈을 돌리는 OEM의 요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SEN리서치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했다"며 "중국 OE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OEM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양극재 기업 반등은 언제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기업들의 반등 시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화된 캐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엘앤에프는 4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상인증권은 이날 엘앤에프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삼원계 양극재 수요 감소, 재고평가손실로 4분기 영업손실이 46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NCM523(니켈 50%·코발트 20%·망간 30% 비율) 제품 단가는 높지만, 순차적으로 소진되며 이익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출하량은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라고 했다.
또 "내년 4680(지름 46㎜, 높이 80㎜) 배터리 양극재의 매출액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 주 고객사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가동, 신규 고객사 확보에 힘입어 4680 양극재의 중장기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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