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손 놔도 핸들이 알아서 '빙글'…서대구역 자율주행차량(aDRT) 직접 타보니

9일 시범 운영 시작…내년 3월중 정식 운행
대체로 승차감 안정적이나 일부 상황 급정거
평일 오전 9시 20분~오후 3시 40분 하루 8회 운행

9일 서대구역 내 대중교통 자율주행(aDRT) 정거장에서 승객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날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aDRT는 KTX 서대구역에서 서대구공단네거리, 대구의료원, 도시철도 2호선 죽전역, 본리네거리, 도시철도 1호선 서부정류장역 순으로 6개 정류소 약 6.7㎞ 구간을 1일 8회 순환하게 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9일 서대구역 내 대중교통 자율주행(aDRT) 정거장에서 승객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날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aDRT는 KTX 서대구역에서 서대구공단네거리, 대구의료원, 도시철도 2호선 죽전역, 본리네거리, 도시철도 1호선 서부정류장역 순으로 6개 정류소 약 6.7㎞ 구간을 1일 8회 순환하게 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서대구역을 출발해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부정류장역과 2호선 죽전역을 잇는 자율주행 수요응답형 대중교통(aDRT)이 9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승차감이 부드러웠지만 돌발 상황에서는 차량이 흔들릴 정도로 급정거를 하는 등 미숙함도 드러났다.

9일 오후 1시 50분쯤 서대구KTX역 주출입구 앞 aDRT 탑승장. 총 네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카니발 차량의 aDRT가 2시 운행을 위해 탑승장에 정차했다. 언뜻 보면 일반 차량과 비슷해보이지만 레이저를 이용해 전방 180~200m에 위치한 물체와의 거리 등 주변 상황을 측정하는 라이다(LiDAR)센서가 차량 양쪽에 달려있었다.

이날 운전석에 앉은 안전관리자 김승협씨는 운행 시간이 되자 탑승객들을 향해 "안전벨트를 매달라"고 요청했다. 자율주행차량의 특성상 도로 상황에 따라 급제동이 있을 수 있어서다. 곧이어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기계음과 함께 운행이 시작되자 김씨는 핸들에서 두 손을 떼고 전방을 주시했다.

사고 우려와 달리 aDRT는 앞차와 7m 가량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왼쪽 차로에 차량이 조금 앞서가는 상황에서는 깜빡이를 켜고 기다리다 자연스럽게 차선을 바꿨다. 특히 좌회전, 우회전 시에는 시속 20㎞대로 서서히 속도를 줄여 사람이 운전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끔 부드러운 코너링을 뽐냈다.

9일 오후 서대구역 aDRT 안전관리자 김승협씨가 자율주행모드를 켜고 핸들로부터 자유로운 두 손을 들어올렸다. 김유진 기자
9일 오후 서대구역 aDRT 안전관리자 김승협씨가 자율주행모드를 켜고 핸들로부터 자유로운 두 손을 들어올렸다. 김유진 기자

김씨는 "서대구역 aDRT의 경우 레벨 3.5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것 보다 낫다는 호평이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단계는 0~5단계로 구분되는데 비상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3단계에서 완전자동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불법주정차나 공사차량이 진로를 방해할 경우 차선 변경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고 옆 차로 주행 차량이 없을 때까지 수십 초간 정지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런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자 안전관리자는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하고 수동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탑승객의 몸이 흔들릴 만큼 급정거를 하는 상황도 있었다. 앞서던 우회전 차량이 급격히 속도를 줄인 것. 추돌 사고는 막았지만 감속이 일부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aDRT에 탑승한 손모(31) 씨는 "급정거를 할 때도 있었지만 자율주행차량은 기계가 주변 상황을 감지한다고 생각하니 사람이 하는 실수인 졸음운전 사고 등 우려가 없어서 오히려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교통공사 모빌리티전략팀 관계자는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고도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 2월에는 서대구역에서 추적로봇을 활용한 짐 캐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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