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요…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노안"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다. 대개 관절이 아프거나 운동 능력이 예전같지 않을 때 가장 많이 느낀다지만 예전에 잘 보였던 작은 글씨가 안 보일 때도 탄식과 함께 노화를 느끼게 된다. 어쩌다가 작은 글씨가 안 보여서 물건을 멀리 두고 보고 있노라면 '내가 벌써 이렇게 글씨를 본다고?'라는 생각에 마음이 쓸쓸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갑자기 시력이 예전같지 않거나 작은 글씨가 안 보일 때 '노안'을 의심해볼 수 있다. 노안이 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여자는 40세 전후, 남자는 50세 전후에 나타나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의 잦은 이용 등으로 인해 30~40대에도 노안이 시작되는 등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 혹시 나도 '노안'일까?

사람의 눈 구조를 보면 '수정체'라는 기관이 있다. 이 기관은 카메라에 비유하면 렌즈 역할을 하며 수정체의 두께 및 모양 조절을 통해 다양한 거리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을 갖고 있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점차 감소하는 노화 현상을 통칭하는 질환이다.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나 40, 50대부터 가까운 글씨가 보이지 않는 것을 대부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노안은 노화에 따른 수정체의 탄력성 상실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노안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자가진단 항목은 다음과 같다.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흐릿하게 보인다. ▷신문, 책 등을 읽을 때 점점 멀리서 읽게 된다. ▷가까운 곳을 보고 작업할 때 눈을 찡그리거나 비비게 된다. ▷책을 읽을 때 시간이 갈수록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고 머리가 아프다. ▷주위가 어둡거나 몸이 피곤할 때 시력이 뚜렷하게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원거리와 근거리를 볼 때 초점을 전환하는 속도가 늦어진다.

이 6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면 노안을 의심해볼 수 있다.

노안이 오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돋보기안경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노안이 오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돋보기안경이다. 클립아트코리아.

◆ 비수술적 노안 치료법

노안을 교정하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안경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독서용 안경, 일명 돋보기 안경으로 근거리 작업시에 도움이 되는 단초점 안경이다.

이 밖에도 이중/삼중초점 안경 또는 누진다초점 안경 등도 사용할 수 있으며, 근거리 이외에 중간거리, 원거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양쪽 눈의 굴절력을 다르게 하는 '모노비전'이라는 방법이 있다.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이용해 주로 사용하는 눈을 원거리에, 반대쪽 눈을 중간거리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양쪽 눈의 굴절력의 차이가 크게 나면 (1.5디옵터 이상) 입체시 등의 양안시 기능 저하를 발생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또 다른 광학적 방법으로는 동공 크기를 줄여 눈의 초점 깊이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 '뷰이티'(Vuity)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필로카르핀 1.25% 점안액(안약)을 이용해 동공을 축소시켜 노안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하지만 이 방법 또한 동공 수축으로 어두운 환경에서는 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방승필 계명대동산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광학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다중초점 콘택트 렌즈가 개발되고 있으며, 여러가지 스포츠를 즐기는 노안 인구 증가를 고려할 때 이러한 다중초점 콘택트 렌즈의 사용이 곧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너무 심한 노안은 수술로

방 교수는 "이상적인 노안 교정은 궁극적으로 노안 이전 수준으로 수정체의 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일텐데 문제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정체의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조절형 인공수정체 개발을 시도했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안을 치료하는 수술적 방법 중 하나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레이저를 이용한 각막 굴절 수술(노안라식 수술), 각막 콜라겐 수축(INTRACOR), 핀홀을 이용한 초점 심도를 늘리는 각막 삽입물(Inlay) 및 인공 수정체 (IC-8) 삽입, 수정체 연화(레이저 또는 약물 사용) , 수정체 역동성 복원(공막 확장술 및 섬모체 근육 전기 자극술) 등의 수많은 치료 방법이 개발돼 있다.

방 교수는 "이러한 방법들은 개인의 생활 및 근무 환경을 고려하여 요구 사항에 맞춰 두 눈에 다르게 적용되어 선명한 초점 범위를 최적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노안을 극복하지는 못한다'며 "자연적인 수정체 조절 기능을 복원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며,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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