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먹거리 등 생활 물가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신제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4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9월(1.6%) 이후 줄곧 1%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 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으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하반기 물가 안정에 기여해왔던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7.61로, 9월(134.67)보다 2.2% 올랐다. 지난 4월(3.8%)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유(3.9%), 유연탄(6.4%)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은행은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며 "원·달러 환율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환율이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더 치솟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순까지 원·달러 환율은 1천400원을 넘지 않았으나, 계엄 사태 이후 1천430원 안팎을 오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체감도가 높은 먹거리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부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도 제품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식품 업계가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도 주요 식품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환율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대표) 제품인 갤럭시S 신제품 가격도 직전 시리즈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신제품에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자체 개발한 AP칩인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할 경우 원가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가 상승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원자잿값이 상승하면서 S25 시리즈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출고가를 저렴하게 유지해온 국내에서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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