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열하는 국민의힘, 탄핵 저지선 붕괴 임박…14일 가결 초읽기

비상계엄 진상규명 상설특검안에 여당 의원 23명 찬성표
안철수·김예지에 이어 김상욱도 찬성…조경태도 찬성에 무게
국힘 8명만 이탈해도 가결…홍준표, "갈대는 가고 억새끼지 뭉치자"

10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시민들이 보낸 국민의힘 규탄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시민들이 보낸 국민의힘 규탄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단일 대오를 유지했던 국민의힘의 분열이 가속화하면서 탄핵 저지선 붕괴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대 야당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진상규명 상설특검안을 처리하고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추가 탄핵에 나서며 대여 공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태 수습은커녕 자중지란에 빠진 여당이 거야(巨野) 앞에서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14일 탄핵안 가결이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탄핵안 가결 시 내년 봄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권과 함께 보수 세력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0일 거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4조1천억원이 감액된 내년 국가 예산안을 처리하는 등 폭주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진상규명 상설특검안도 처리하는 한편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여권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추경호 원내대표 사퇴로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주도의 비상계엄 진상규명 상설특검안에 자율 투표로 임했고 친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2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수사 대상에 추 전 원내대표가 적시돼 있음에도 여당 중심의 상설특검안을 내거나 표결에 반대하는 등의 반박 움직임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 입장을 공식화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늘어나는 등 당내 분열도 심화하고 있다. 탄핵안 반대·표결 불참 당론에도 불구, 지난 첫 표결에 참석했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은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당시 반대표를 던졌다던 김상욱 의원도 10일 "탄핵 표결에 찬성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조경태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이 이번 주 안에 퇴진하지 않으면 14일 탄핵의 방식으로라도 직무 정지를 시켜야 한다"며 찬성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찬성' 의견을 공식화한 의원들이 속속 나오면서 2차 탄핵 표결에는 기권이 아닌 참석하는 쪽으로 당내 분위기도 흐르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주 표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차 표결에 집단 불참은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표결 불참 당론의 유지가 어려운 것은 물론 탄핵 찬성으로 돌아서는 의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일까지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나 여당의 수습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탄핵 통과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범야권 192명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8명만 찬성해도 탄핵안은 가결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난파선의 생쥐들은 언제나 제일 먼저 빠져나간다. 박근혜 탄핵 때도 그랬다. 갈대는 가고 억새들끼리 뭉치자. 긴긴 겨울이 오겠지만 반드시 봄은 또 온다"고 언급, 탄핵 찬성에 나서며 여당의 분열을 불러오고 있는 일부 의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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