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원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경북 경주 앞바다 어선-모래 운반선 충돌사고'(매일신문 12월 9일)를 수사 중인 해경이 모래 운반선 당직 항해사를 긴급체포했다.
포항해양경찰서는 10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 과실 선박 전복 혐의로 모래운반선 항해사 A(60대 남성)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전 5시 43분쯤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지점에서 모래 운반선 태천2호(456톤(t)급)의 당직 항해사이면서도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항(전방 견시 부주의)하다 어선 금광호(29t급)와 충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금광호는 전복돼 승선원 8명 중 7명이 숨지고, 1명은 실종 상태다.
포항해경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해경은 AIS(자동선박식별장치) 항적 및 선원 진술, 선박 사고 흔적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
태천2호의 선수(배 앞부분)와 금광호 좌현 선미(배 왼쪽 뒷부분)에서 충돌 흔적을 발견한 해경은 태천2호가 금광호를 충돌했다는 결론을 내고 항해사를 추궁해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운항을 했고, 레이더 등 항해장비를 활용한 전방 견시에 부주의가 있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포항해경은 금광호 선체를 인양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충돌흔 등을 합동감식 할 예정이다.
해경은 전복된 금광호가 침몰 위험이 높아 전날부터 예인을 시도했지만 아직 사고 발생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배가 전복돼 물이 차면 원래 무게의 3배가 늘어나는 데다, 금광호가 저인망 어선이다 보니 그물 무게까지 더해져 작은 규모의 예인선이 움직이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에 해경은 포항 영일만항에서 상선을 끄는 2천800마력 예인선을 동원했으며, 시속 2~3㎞의 느린 속도로 현재 이동하고 있다.
해경은 금광호 안에 실종자가 아직 있을 가능성이 커 이탈방지망으로 둘러싼 뒤 어선 침몰 방지용 리프팅백 3개를 주변에 배치했다.
금광호는 감포항으로 예인될 전망이다. 경주 양포항, 포항 영일만항 등으로 예인할 계획도 있었으나 선주가 최종적으로 감포항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해경 등 수색당국은 실종 선원이 바다에 표류하고 있을 수도 있어 해상·수중 수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고 이튿날인 현재 해경은 경비함적 3척, 연안구조정 2척, 헬기 1대를 동원했으며, 해군은 함정 1척과 헬기 1대를 투입했다. 어업관리단 1척, 지자체 1척, 민간해양구조선 18척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해안가 등에서도 해경 파출소와 해병대1사단 등에서 50명이 투입돼 수색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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