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인 체포설도 사실로 증언…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 "여인형 사령관이 지시" 폭로

김 단장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 지시받았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당시 병력 투입 경위 등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당시 병력 투입 경위 등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정치인 등 주요 인사를 체포·구금하려고 실제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 체포·구금 명령을 내린 군 책임자 등 지휘 라인과 지시 내용 등 진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상계엄 사태 책임을 추궁하는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대우 국군 방첩사령부 수사단장(해군 준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김 단장은 "구금 시설 및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구금시설에 대해서는 "처음 지시받기로는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받았다"고 언급했다. B1 벙커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관할 지휘통제 벙커로, 유사시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전쟁 지휘부 역할을 맡는 군사상 핵심 시설이다.

여 사령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방첩사 내부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는 국가정보원 홍장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여 사령관이 자신에게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 1차장에 따르면 체포 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김민석 수석최고위원·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 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라고 답했다.

한편, 여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때 중앙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는 명령도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성우 방첩사 1처장은 10일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 출석해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때 경기도 과천 소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 전산실 서버의 복사 및 확보를 구두로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10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여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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