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정치를 '도의 순수한 것으로써 몸을 다스리고, 그 남은 부스러기로써 나라를 다스리며, 남은 찌꺼기로써 천하를 다스린다'고 했다. 이로써 본다면 제왕이 천하를 다스리는 공도 성인에 있어서는 나머지 일이며, 몸을 온전히 하고 양생을 하는 바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세속의 군자들은 그 몸을 위태롭게 하고 그 생을 버리면서 부귀를 추구하는데, 어찌 슬프지 않은가? 성인의 행동은 그 마음이 나아가는 곳과 그 하는 바의 일을 잘 살펴보는 것이라 했다.
오늘날 우리 정치인들은 시대적, 환경적 여건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순수한 것으로 몸을 다스리며 여유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은 국가의 안위나 국민의 행복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직 개인의 영달이나 집단 이기심에 함몰돼 갈수록 다수당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국가 예산마저 자기들의 입맛대로 편성하면서 다음 해의 국정 운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들은 당연한 업무 집행이며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의견이나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윤리 의식이며 관례로 이어지는 포용에 의한 배려는 조금도 없다. 그러면서 그들은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며 곧 국민들의 눈높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갖는 눈높이는 아무도 모르고 온데간데없는데 현 시국은 항우의 '해하가' 가사처럼 어렵다. 의욕은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큼 크나 여당과 함께 동조해 헤쳐 나가지 못하고 야당은 특검이니 탄핵이니 하면서 발목을 잡으니 사면초가다. 현 행정부가 이런 형국이라, 대통령이 무슨 날벼락 같은 비상계엄을 발동해 버렸다. 모든 사람들이 눈과 귀를 의심하며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하늘이 놀라고 땅도 흔들렸다. 도대체 국가의 최고 수장이란 대통령이 무슨 까닭으로 마지막 보루의 빅 카드를 수주탄작(隨珠彈雀)으로 날려 버렸을까.
천하 최고의 보물인 수후의 야광주는 끝까지 지니고 있어야만 그 가치가 있다. 그래야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존귀한 사람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데 고작 천 길 벼랑 위에 있는 참새를 잡기 위해 비상계엄으로 헛되게 써 버렸으니 누가 보아도 어리석은 짓이었다. 최상위의 수장에서 하루아침에 최하위의 국가 위해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외세의 침입도 아니고 쿠데타도 아닌데 구태여 비상계엄이 왜 필요했을까. 아무리 곱씹어 봐도 이해할 수 없다. 자폭하는 심정을 어찌 가늠할 수 있겠냐마는, 가슴 깊이 저려 오는 아픔은 왜일까?
당연히 시국은 블랙홀과 같은 혼돈으로 빠져들었고 야당은 탄핵의 깃발을 높이 들고 현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은 더 이상 번지지 않게 불을 끄려 하고 야당은 기름을 부어 불을 키우려 한다. 난국이다. 그러나 조금은 눈여겨보고 생각하며 마음을 모아 보자.
여야는 공명지조라 했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목숨을 함께하는 새'를 의미한다.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다. 여야가 화합하지 못하고 서로의 잘잘못만 따지게 되면 날이 갈수록 국가 경제는 파탄되고 국민들의 고통만 커진다. 여야가 잘 협의해 국민들이 긍정할 수 있는 지혜로운 답을 하루빨리 도출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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