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계엄 예상도 못해 침묵…러와 군사협력 가속화할 것"

美싱크탱크 전문가 분석…"이중 도전 맞은 북, 러에 협력 설득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월 '북러 사이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조인식 이후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북한의 동맹이었던 시리아 독재정권의 붕괴와 계엄 사태가 '연쇄 반응'을 일으켜 북한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와 결합해 북한에 이중의 지정학적 도전을 제기했다"며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의 메시지를 재조정하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우선시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든은 비상계엄 사태와 시리아 내전 종식이 북한에게는 '이중의 전략적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북한은 시리아 정권의 붕괴를 예상하고 컨틴전시(비상대응) 플랜을 세워뒀을 수 있지만 그 속도까지는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완전히 예상 밖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동안 이어진 북한의 '침묵'에 주목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 내의 윤 대통령 비난 집회 소식 등을 매일 보도하던 노동신문은 4일 윤 대통령 비난 성명과 집회 소식을 전한 이후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노동신문은 7일 만인 11일에야 비상계엄 사태를 알리며 비난 공세를 재개했다.

매든은 "김정은은 군사적 행동이나 군사 무기 시험을 승인해 지역의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노동신문이나 성명 등을 활용한 선전 활동으로 윤 대통령의 곤경에 만족감을 표시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계엄 사태 자체가 예측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이례적 상황이었기에 북한 역시 조심스럽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담화문에서 '북한 공산 세력', '반국가세력' 등의 언급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평양은 경계심 속에 비공개적으로 위기 태세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매든은 북한이 계엄 사태에 대해 대응할 준비를 마쳤을 때에 시리아에서 반군이 승리함으로써 다시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해졌으리라 짐작했다.

그는 "북한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러시아를 설득, 기술 교류나 방위산업 협력을 가속함으로써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무기체계의 혁신과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며 "또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의제의 초점을 국가 안보로 집중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